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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의학, '불법의료 vs 정당행위' 공방
[ 2009년 11월 12일 21시 55분 ]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한 의료법 제27조는 위헌인가?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는 12일 오후2시 대심판정에서 무면허자의 의료행위를 금지한 의료법에 대해 위헌제청을 신청한 3가지 사건에 대해 공개변론을 열었다.
헌재는 해당 의료법 조항과 관련, 지난 1994년 이후 5건을 다뤄 모두 합헌 결정을 내렸으며 공개변론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공개변론은 이강국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해 목영준, 김희옥, 이공현, 조대현, 김종대, 송두환 등 7명의 재판관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재판관들은 △뜸사랑 소속 회원 △자기원 원장과 부원장 △대학교 사회교육원에서 대체의학 과정을 수료하고 침구술을 시술하고자 하는 자 등이 낸 대체의학 사건들에 대해 청구인과 이해관계기관, 참고인의 의견을 3시간에 걸쳐 다양하게 수렴했다.
청구인들은 현재의 의학과 한의학만으론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들이 있다며, 대체의학의 필요성을 인정해달라고 주장했다.
뜸사랑 회원의 대리인인 황종국 변호사는 “현대 의학은 모든 질병을 완벽하게 치료할 수 없고, 선진국에서도 의술의 한계를 인정해 대체의학을 찾고 있다”며 “기치료 등도 하지 않는 절반의 한의학이 모든 대체의학을 독점하고 있는 건 과잉규제”라고 말했다.
판사 출신인 황 변호사는 “무면허자의 의료행위를 무조건 금지할 것이 아니라, 위험성 등에 따라 허용되는 행위와 안 되는 행위를 구별하고 침술은 몇 년 이상, 부항은 몇 개월 이상의 교육이 필요하다 등 기준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에 대해 송두환 재판관은 복지부에 내부적 검토가 되고 있는지, 향후 수용 가능성을 물었고 자료제출을 요구했다.
영리목적으로 자석치료를 했다가 부정의료업자로 기소돼 유죄판결을 받은 청구인의 대리인 진선미 변호사는 “신체 혈자리에 자석을 붙였다 뗀 시술의 부작용은 예민한 피부가 테이프에 가려움을 느끼는 정도가 전부”라면서 “이게 과연 한의사의 처방을 받아야만 하는 의료행위인가”라고 항변했다.
진 변호사는 “한의사는 자기요법에 대해 아는 것도 없으면서, 독점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한의학은 지난 2008년에서야 처음으로 혈의 자기요법을 교재에 실었다”고 밝혔다.
침구사 교육을 받은 후 침구술을 직업으로 갖길 희망한 청구인의 대리인 박태원 변호사는 “민족의 의술인 침구술을 어느 순간부터 한의사들이 독점하고 있다”는 것과 “해당 의료법 조항이 규정한 의료행위 개념이 불분명해 혼동을 주고 있다”는 점을 들어 위헌결정을 요구했다.
반면, 이번 사건의 이해관계기관인 보건복지가족부는 국민건강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정부 입장에선 부작용 발생 위험이 있는 의료행위를 일률적으로 막을 수밖에 없음을 호소했다.
복지부측 박혁 변호사는 “의료행위란 의료전문가가 행하지 않으면 공중위생안전에 위해가 되는 행위이기 때문에,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체계적으로 교육받고 상당기간 임상실습을 거쳐 국가의 검증을 받은 사람이 해야 부작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혁 변호사는 또한 “대체의학 중에서도 인정될 수 있는 부분이 있겠지만, 돌팔이와 이를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이는 추후 입법 정책적으로 풀 문제”고 덧붙였다.
재판관들의 질문과 의견도 쏟아졌다.
조대현 재판관은 ‘한의대 과정을 마치지 않고서는 침이나 뜸을 할 수 없는가’를 물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원광대 한의과대학 이건목 교수는 이에 “정규과정을 마친 사람이 해야 한다”며 “잘못된 진단으로 큰 병에 대한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다”고 이유를 들었다.
김종대 재판관은 “국민은 오직 국가가 인정하는 치료방법만 선택할 의무는 없지 않냐”며 “지금의 의료수준이 모든 질병을 다 치료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 외 모든 의료행위를 불법이라고 규정하는 건 지나치지 않나 싶다”는 의견을 밝혔다.
김희옥 재판관은 “현재 한의대와 의대 외 과정에서 대체의학과 관련된 학과가 개설돼 있는데, 이를 가르쳐놓고 일체의 행위를 하지 말라고 하는 건 모순이 아닌가”라며 복지부에 이에 대한 행정적 정책적 통합을 제안하기도 했다.
복지부에 대한 청구인측의 날카로운 지적도 이어졌다.
황종국 변호사는 “복지부는 우리나라에 어떤 의술이 존재하며, 국민의 선호도는 어떤지 등에 대해 한번이라도 조사하고 이를 검증한 적이 있는가”라며 “국내에서 의료법 위반으로 쫓겨난 구당 김남수 선생이 외국에서 귀빈 대접을 받고 있는데, 이 같은 인재를 뺏긴건 누구 손해인가”라고 꼬집었다.
헌재는 변론내용을 검토한 후 위헌여부를 가릴 방침이다. 선고기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한편, 이날 헌법재판소 앞에는 뜸사랑 회원 300여명이 몰려 위헌심판을 촉구했다.
이주연기자 gold@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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