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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세브란스, 제중원 적통 싸움 'Ing'
[ 2010년 03월 10일 03시 14분 ]
TV 드라마의 영향 탓일까? 한국 서양의학의 효시인 ‘제중원’을 둘러싼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의 해묵은 뿌리 논쟁이 또 시작됐다.
세브란스병원이 일반인들에게 확실한 각인효과를 기대하며 드라마 ‘제중원’의 제작 지원에 나서자 서울대병원이 이를 견제하는 형국이다.
드라마 ‘제중원’이 한창 방영중이던 지난 2월 서울대병원 병원역사문화센터 김상태 교수는 ‘제중원 이야기’라는 책을 발간하며 후계자 논쟁에 불을 지폈다.
실제 저자는 이 책에서 시종일관 제중원을 고종황제가 주축이 된 근대화 프로젝트의 하나로 설명한다.
제중원을 설립한 주체는 고종황제이며, 그렇기에 운영 형태 또한 국립이었으므로, 제중원은 같은 국립인 서울대병원의 뿌리가 된다는 논리다.
병원역사문화센터 전우용 교수 역시 서울대병원보 2월 호에 게재한 ‘제중원과 서울대병원’이라는 제하의 기고문에서 적통성을 주장했다.
서울대병원보에 제중원 적통성 논란과 관련한 글이 게재된 것은 2년 여 만으로, 뿌리 논쟁의 재점화를 짐작케 한다.
전우용 교수는 서울 계동 헌법재판소 주차장 옆에 세워진 광혜원 터임을 알리는 표석 문구를 조목조목 지적하며 역사의 왜곡인 만큼 바로잡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전 교수는 “이 표석은 서울시에서 세운 만큼 제중원에 대한 현행 공식 규정이라고 해도 무방하지만 내용은 오류 투성”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이 표석에는 ‘고종 22년(1885) 고종황제의 윤허로 미국 선교의사 알렌이 한국 최초의 서양식 병원 광혜원을 이곳에 설립, 4월 10일 개원했다. 동년 23일 제중원으로 개칭되고 1887년 구리개로 이전됐다’라고 씌어있다.
이에 대해 전우용 교수는 “제중원은 고종의 윤허로 설립한 것이 아니라 고종이 알렌의 협조를 얻어 설립한 것”이라며 설립 주체가 국가임을 주장했다.
특히 제중원이 설립된 홍영식 참판 댁은 국가가 몰수한 갑신정변 주모자의 집인 만큼 국유 재산이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전 교수는 “제중원의 역사적 의의는 한국 최초의 서양식 국립병원이라는 점”이라며 “서양의학에 입각한 국립병원의 맥은 광제원, 의학교 부속병원, 적십자병원으로 이어지다가 1907년 서울대병원의 전신인 대한의원으로 통합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대병원이 활자 상으로 제중원의 적통임을 주장하고 있는 사이 세브란스병원은 제중원의 초대 원장인 알렌의 유품을 기증 받는데 성공했다.
HB그룹 문흥렬 회장으로부터 기증 받게 될 알렌의 유품은 총 10여 점으로, 알렌이 제중원에서 사용했던 약 빻는 그릇과 방망이, 알렌이 직접 찍은 100여년 전 남대문과 대원군의 사진들이 포함돼 있다.
문 회장은 이 유품들을 오는 4월 9일 제중원 개원 125주년을 맞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기증할 예정이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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