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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의학전문대학원' 실험 결과
[ 2010년 07월 04일 21시 46분 ]
그동안 의학계에서 끊임없이 화두가 돼 왔던 교육과학기술부의 ‘의ㆍ치의학 교육제도 개선계획’이 공식 발표됐다.
도입 초창기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관철시켰던 교과부는 결국 의학전문대학원 체제에 대한 추진체를 잃고 “의전원 체제에서 의대로 전환하거나 의대에서 의전원으로의 전환도 대학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의전원 제도 백지화’라는 헤드라인이 연일 방송, 신문, 인터넷 등에 집중보도되고 있는 상태다. 예측됐던 일이다.
의전원 폐지 수순을 밟는 대학에 일정 유예기간을 둬 현재 재학 중인 의전원생들이 피해보는 일은 없겠지만 실로 눈에 보이는 것은 이게 다가 아니다. 제도가 정착하기 전에 없어질지도 모르는 상황 속에서 의전원을 졸업하고 수련의 생활을 하고 있는 의사들에게 그 여파가 계속되고 있는 탓이다.
한 의대 교수는 “의전원 체제의 가장 큰 피해자는 의전원 졸업 후 병원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들이다. 의대를 졸업한 선ㆍ후배는 물론 교수들과의 사이에서 원활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그들이 도대체 무슨 잘못이냐”며 정책 추진과 결과에 대한 아쉬움을 피력했다.
‘의전원 출신’이라는 이름표를 달게 됨과 동시에 겪게 되는 편견과 제도적 불안감이 전공의 생활에까지 연결되며 그들에게 큰 어려움을 주고 있다는 해석이다.
병행 대학 대부분이 의대 복귀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이르면 2015년부터 없어질 수 있는 의전원을 두고 내부적 혼란은 예상 가능한 수순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사회 전반의 합의 없이 진행한 정부의 추진 동력도 무색해졌고 이를 유지ㆍ발전시켜 나갔어야 할 엔진 역시 제대로 가동되지 못했다.
현 의사양성체제에서 ‘의전원 출신’들은 소수자일 테고 그들이 맞닥뜨리게 될 문제는 적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또 다른 기회이자 의사ㆍ의과학자로의 꿈을 품고 의전원에 입학해 졸업한 이들만이 오롯이 생활 전선에서 그 무게감을 감내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했던 무리한 정책 추진은 일단 멈췄다. 5년 이상의 시간과 가늠할 수 없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의 손실을 포함한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 소재를 따질 겨를조차 없어 보인다. 누구 하나 책임지는 모습도 없다.
그런 것을 차치하고 앞으로 중요한 과제가 남아 있다. 바로 제도 변화를 둘러싼 학생, 교수, 대학 그리고 정부가 추가적으로 올 수 있는 혼란을 줄이는 것이다.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실험은 끝났지만 다양한 학제 운영과 의전원 제도 자체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더 이상의 희생양이 되는 정책 실험은 그만 중단돼야 한다. 실험대는 이제 학생이 아니라 의학교육을 이끄는, 이번 결과를 결정한 정부와 대학 등으로 옮겨갔다.
김선영기자 ks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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