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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카더라' 치료제 위험성
[ 2010년 12월 17일 22시 30분 ]
세계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을 때도 불황을 타지 않는 사업 분야가 있기 마련이다. 그 중 하나가 어린들을 위한 사업, 이른바 엔젤(angel) 사업이다.

사업가들에게 어린이들은 부모와 할머니, 할아버지의 지갑을 가장 쉽게 열수 있도록 하는 최대의 고객이다. 부모, 조부모의 능력을 등에 업은 어린이들은 그래서 6포켓 커스터머(6 pocket customer)라고 불린다. 돈 나올 지갑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피부미용, 성형 등 아름다움을 위한 사업도 경기와 관계없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욕망은 경제 상황과는 무관한 모양이다. 패션업계는 불황일수록 디자인을 더 화려하게 해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부추긴다.

건강 관련 분야도 경기와 상관없는 사업이 됐다. 특히 웰빙 바람이 불면서 너도나도 건강을 위해서라면 지갑 열기를 아까워하지 않는다.

지난주 식약청의 스테로이드제 함유 화장품 적발 발표가 있었다. 발표가 있은 직후 인터넷 공간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적발된 화장품 중에 입소문을 타고 대량으로 판매된 영유아용 아토피 크림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아토피 및 피부질환 전문 한의원 표방하며 전국 체인을 갖춘 N한의원이 판매한 이 제품은 회원 수 129만의 국내 최대 규모 임신ㆍ육아 카페에 입소문이 나면서 불티나게 팔렸다.

스테로이드가 함유된 이 크림을 구매한 부모들의 제품에 대한 충성도는 아주 높았다. 카페에는 바르기만 하면 아토피가 진정되고 심지어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봤다는 글도 올라왔다.

그러나 아이의 ‘아름답고’, ‘건강’한 피부를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었던 부모들은 식약청 발표에 "집단소송을 불사하겠다"며 해당 한의원을 성토하고 나섰다.

세상에 마법 같은 치료제는 없다. ‘완치’, ‘탁월한 효능’을 내세우는 치료법이나 치료제는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그런 약과 치료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현대의학을 포기하고 다른 치료를 받는 사람들은 무엇인가 획기적인 치료법이 있다고 믿는 모양이다. 일부 효과를 보거나 의학적 매커니즘에서 수용하기 힘든 결과가 회자되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한 상술?에 불과하다.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한 악마적 상술은 만성병이나 암 같은 난치병뿐 아니라 완치의 개념이 없는 아토피, 비만 같은 새로운 질병 앞에서도 어김없이 날뛴다.

실체는 없고 소문만 있는 것을 흔히 ‘카더라’라고 한다. 이런 ‘카더라’에 의연히 대처하기 위해선 전문의에게 엉터리 치료법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자문을 얻고, 치료를 위한 처방을 받아야 한다.

내 자식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었던 부모들의 마음이 어떨지. 지금 이 순간에도 카페엔 실망, 분노가 담긴 눈물 섞인 글이 올라오고 있다.
최종학기자 haga8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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