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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동네의원에서 일어난 '기적'
[ 2011년 05월 01일 21시 20분 ]
기적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기적에 가까운 일이 일어났다. 10년 가량 혈액투석 치료 중인 여성 환자가 임신에 성공, 건강한 아이를 출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투석 환자가 임신을 할 경우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의료계에서는 임신 자체를 만류하는게 통설.

잉태로 인한 해(害)가 득(得)보다 많기 때문에 혈액투석 환자에게 임신은 동경에 가까운 일이다. 더욱이 투석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임신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혈액투석 10년 차인 안 모씨(34)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적어도 이광훈 원장을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녹록잖은 과정에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아기를 원하는 간절한 모성을 저버릴 수 없었습니다. 산모의 의지가 워낙 확고했던 만큼 한 번 해보자고 결정했어요”

강원도 원주시 일산동에서 내과 의원을 운영중인 이광훈 원장[사진]은 안 모씨와의 첫 만남을 이렇게 회고했다.

이 원장에 따르면 안 씨는 만성신부전증으로 지난 2000년 11월부터 일주일에 세 번씩 혈액투석을 시행했고 2006년 6월 결혼식을 올렸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09년 9월 안 씨는 임신 5주 진단을 받았다. 장기간의 혈액투석에도 불구하고 비록 양은 적었지만 생리가 정상적으로 진행돼 임신이 가능했던 것.

하지만 기쁨도 잠시. 투석환자의 출산 사례가 극히 드문 탓에 안 씨 주변인들은 축하보다 우려의 말을 건넸다.

그도 그럴 것이 한 유럽의 보고에 따르면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가 임신한 경우는 2.3%에 불과했다. 특히 임신한 만성신부전증 환자들 중 45%가 인공임신중절수술을 택했다.

무엇보다 61%의 신생아가 양수막조기파열 등 산모 및 태아의 상태 때문에 제왕절개에 의해 조기 유산했으며 태아의 발육부진은 42~90%에 달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의 의료진은 투석을 받고 있는 환자에게는 산모 및 태아 모두를 위해 임신 자체를 만류하고 있다.

그래도 안 씨는 아기를 안고 싶었고, 이광훈 원장을 찾아 사정을 얘기한 후 도움을 요청했다. 아주 절박한 심정으로…

“처음에는 임신유지와 성공적인 출산이 어려움을 말해주고 인공임신중절수술을 권했습니다. 정말 아이를 원한다면 신장이식 후에 계획을 다시 세워 보라는 조언도 했죠”

하지만 환자는 완고했다. 희박한 임신 가능성을 알기에 안 씨는 더더욱 이번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결국 환자의 강한 모성을 저버리지 못한 이 원장은 출산을 돕기로 마음 먹고 철저한 관리에 들어갔다.

이 원장은 안 씨의 혈액투석 횟수를 주 3회에서 4회로 늘리고 혈액 응고 방지제 변경(헤파린→피라그민), 조혈호르몬 투여량 변경(15000U→20000U), 산모들의 정상체중으로 몸무게를 늘리는 등 임신 유지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신중에 신중을 기하던 10개월이 지난 2010년 4월 19일. 안 씨는 원주 한 종합병원에서 2.4kg의 건강한 여자 아이를 출산했고 얼마 전 가족들의 축복 속에 돌잔치를 치렀다.

이광훈 원장은 “혈액 투석을 시작한지 10년이 지난 환자에서 결혼 3년 만에 원하던 임신을 한 후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고, 첫 돌을 맞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경우와 같이 신장 이식 계획이 없고 아이를 간절히 원할 경우에는 임신에 맞춰 혈액투석을 조절하고 산부인과와 협진을 해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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