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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의총 연구소 설명회 참석 9개 제약사
[ 2011년 04월 06일 22시 05분 ]
전국의사총연합(이하 전의총 ∙ 대표 노환규)이 수십억 원 규모의 '가칭 의료정책연구소' 설립을 추진하면서 국내 상위 제약사의 참여를 제안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의총은 6일 오후 3시 9개 제약사가 참석한 가운데 '의료정책연구소 설립에 관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에는 종근당, 유한양행, 대웅제약, 일동제약, 녹십자, 보령제약, 한미약품, 바이엘코리아, 신풍제약 등 국내 상위제약사 9곳이 참석했다.

전의총은 이번 설명회 취지에 대해 "불합리한 의료제도를 개선하고 국민에게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의료환경을 만들려면 의료제도와 관련한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대다수 연구소의 연구주제는 현실과 동떨어진 경우가 많다"며 "그 결과물이 턱없이 부족하기에 실효성 있는 연구를 위해 한국의료정책연구소를 설립하고자 설명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의총은 연구소가 설립될 경우 △적정 진료수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삭감 및 임의비급여 불인정의 부당성 △원격진료 △건강관리서비스 △주치의 제도의 폐해 △의약분업 재평가 등의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의약품 리베이트 및 제약산업 발전 방향 등 제약산업과 관련한 항목도 포함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전의총은 더 포괄적인 개념의 연구 수행을 위해 의료정책연구소를 의약정책연구소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환규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의약분업 이후 제약업계는 급성장했지만 1차 의료기관의 파이는 쪼그라 들었다"며 "그 이면에는 (1차 의료기관의)희생이 있고 모든 제약사가 동의한다. 제약계가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구조"라고 말했다.

전의총은 작년 9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도 정책연구소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번 설명회는 이러한 정책 추진의 연장선에서 진행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처방권을 쥔 의사단체가 수십억 원 규모의 의료정책연구소를 설립하면서 제약사의 참여를 제안하는 것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검찰이 최근 의약품 리베이트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예고한 상황에서 논란도 예상된다.

검찰은 지난 5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1523호에서 리베이트 전담수사반 현판식을 가졌다. 보건복지부로부터 리베이트 관련 자료 100건 이상을 확보한 상태. 수사를 오는 2012년 3월말까지 1년간 한시적으로 진행하며 약사 출신 검사를 영입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제약사를 모아 놓고 수십억 원이 드는 정책연구소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의료계 정서에 역행하는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전의총은 제약사의 의사단체 송년회 식사지원도 리베이트로 규정하고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정책연구소 연구주제에 대한 논란도 불가피할 수 있다. 전의총이 제안한 주제는 그동안 의사단체가 정부를 상대로 불만을 제기해온 사안. 철저하게 의료계 중심이다. 제약산업과는 별다른 연관성이 없다. 이를 의식한 듯 전의총은 제약산업 관련 연구도 진행한다고 설명한다.

정책연구소 설립을 놓고 '제약사 줄세우기'라는 비난이 일자 전의총은 설명회에 대한 정당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당초 비공개로 진행된 설명회는 일부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면서 보도자료 배포가 이뤄졌다.

노 대표는 "사실 불쾌하다. 병원이 처방전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다면 당연히 리베이트겠지만, 이는 다르다"며 "내부적으로 이번 일을 놓고 조심스럽다는 반응이 있었으나 옳은 것에 오해가 무섭지는 않다. 용기와 소신을 갖고 추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사단체도 정책연구소에 비용을 납부한다며 정당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전의총은 보도자료에서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의 멘트를 인용해 "좋은 취지에 공감하며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미약품은 전의총이 불법 리베이트를 근거로 공정위에 두 차례 고발한 제약사이며, 전임 사장이 전의총을 직접 찾아와 사과한 전례가 있다.

이 때 한미약품이 의료계 공익사업 지원을 제의했지만 내부적인 회의를 거쳐 거부했다는 것이 그간 전의총의 주장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돌연 정책연구소 참여를 제안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제약계가 정책연구소 출연금을 낸다고 해도 그 주체가 왜 전의총이냐는 문제 제기가 있을 수 있다. 이미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가 존재하기 때문.

전의총은 설명회에 참석한 제약사 관계자들에게 설립 비용으로 수십억 원을 예상한다고 했다. 하지만 보도자료에 이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 업체 관계자는 "전의총 측은 의료계와 제약계라는 두 주체가 서로 만나서 공동의 발전을 논의할 시점이 됐다. 우리도 출연금을 내는 만큼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고 일부 내용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전의총에서 생각하는 정책연구소 설립 비용이 수십억 원 단위였다"고 귀띔했다.

한편, 전의총은 이달말 2차 미팅을 가질 예정이며 재단설립은 3개월 ~ 6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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