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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 열린 '위험도 상대가치' 불만 속출
醫, 자체 해결 합의금 누락·신뢰성 부족 등 지적…재조사 제안
[ 2012년 03월 23일 06시 00분 ]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06년 이후 6년 만에 추진한 위험도 상대가치 연구가 예상보다 미더운 수준인 것으로 드러나자 각 진료과 의사 및 전문가들이 이의를 제기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강윤구)은 22일 연세의료원 치과병원 강당에서 ‘위험도 상대가치 개선을 위한 의료사고 비용조사 연구’ 결과 설명회를 열었다.

 

지난 2006년 실시된 연구가 의료사고비용을 축소했다는 논란이 있었고 현재 시행중인 위험도 상대가치에 새로운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른 연구였다.

 

이번 연구는 2005년부터 2010년까지 판결문과 2008년부터 2010년간 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 자료, 대한의사협회 공제회 자료, 의료사고배상책임보험 자료 등을 토대로 총비용을 산출하고 진료과목 및 행위별로 비용을 추계했다.

 

그 결과 의학부문 총비용은 1425억원에서 최대 1895억원을 나타났다. 진료과목별로는 정형외과가 전체 의료사고 비용 중 15.4%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각각 15.2%와 13.4%를 점유한 산부인과와 신경외과가 뒤를 이었다.

 

이번 연구에 처음 포함된 진료행위 위험도를 반영한 ‘의학부문 진료과목 및 행위 유형별 비율 비교’에서는 산부인과 수술 항목이 66억5144만원으로 전체비용 중 12.8%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그러나 참석한 의사 및 전문가들은 이같은 연구 방법이 지난 2006년과 큰 차이가 없었으며 신뢰도도 부족하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의료사고해결 비용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자체해결 합의금이 누락된 점이다. 자체해결 합의금은 의료사고 발생 시 병원과 환자가 외부에 알리지 않고 직접 합의하는 것으로 한국의료분쟁중재원에 따르면 전체 의료사고 중 8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참여한 한 산부인과 의사는 “자체해결 합의금이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이 부분이 빠진다면 연구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익명성이 보장된다면 자체해결 합의금 내역 제공을 산부인과 회원들을 설득해보겠다”며 재조사를 제안하기도 했다.

 

2005년 연구에서는 설문조사를 통해 자체해결 합의금을 전체 금액에 반영했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의료사고배상책임보험을 기준으로 전체 종사자가 가입했다는 가정 하에 총 비용을 산출했다.

 

연구 용역을 맡은 연세의료원 담당자는 “심평원으로부터 객관적인 자료만을 다뤄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병ㆍ의원은 보험가입비가 자체해결 합의금보다 비싸다고 판단한 것이라 가입했다고 가정해도 최대 비용 산정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신뢰도 자체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심평원 김운묵 상근객원연구위원은 “마치 마을에 쥐가 몇 마리 있는지 소수점 단위로 파악되던 1970년대 쥐잡기 통계를 보는 것 같다”며 “달리 구할 수 있는 자료만을 가지고 간단한 가설에 따라 계산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한 외과의사는 “위험도 산정 기준에 의료인이 받는 스트레스는 업무 기준에 들어간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업무 기준에도 포함되지 않는다”며 “의료인이 받는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고 따졌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2005년 연구에 비해 연구비ㆍ기간이 절반에 불과했고 개인정보보호법 강화 등 환경이 변해 자료를 모으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해명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연구 결과를 실제 제도에 어떻게 적용할지는 연구진, 보건복지부, 심평원, 의료인들과 논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며 연구결과가 그대로 반영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유형탁기자 yhtmed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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