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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미플루 김정은 박사 제2 인생 한국서
국내사에서 ‘신약’ 개발 매진
[ 2012년 05월 03일 20시 00분 ]

2009년 3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고에서 10살 된 어린이가 심한 기침과 발열로 병원을 찾았다. 이때 처음으로 검출돼 세상에 알려진 바이러스 무리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세계적으로 비슷한 증상을 호소한 환자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사망자들도 늘어났다. 지난 1918년부터 약 2년 동안 전세계적으로 2500~5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2의 스페인독감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사람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하기 시작했다. 신종 인플루엔자였다. 그러나 한국인 과학자가 개발한 ‘타미플루’는 이를 잠재울 수 있었다. 2009년 20억달러(한화 2조원)가 훨씬 넘는 매출액을 기록한 타미플루 개발자 김정은 박사가 수십년의 미국 생활을 접고 한국에 둥지를 틀었다.[편집자주]

 

그는 사실 유기화학을 공부한 의과대학, 이과대학, 공과대학 졸업생들이라면 누구나 접한 적이 있는 ‘Corey kim oxidation’ 메커니즘 발견자 ‘코리안 킴’으로 유명하다.

 

김 박사는 1965년 일본 동경대학교에서 제약학과 학사, 1967년 유기화학 석사 과정을 마친 후 미국 오리건 주립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때부터 미국에서의 연구생활이 시작됐다.

 

1994년 美 바이오벤처회사 길리어드에 합류해 타미플루 개발로 세계인을 구한 김정은 박사는 재일교포이면서 미국에서의 생활이 가장 긴 한국인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갖는다. 김 박사는 한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며 재일·재미 교포라는 딱지를 뗐다.

 

국내 바이오벤처에서 새로운 연구 매진

 

그 동안 쌓아온 경력만 해도 다른 유명 회사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지만 또 다른 도전을 위해 국내 바이오벤처사인 ‘카이노스메드’에 부사장직을 맡으며 연구에 매진하기로 결심했다.

 

길리어드사에 들어갔을 때만해도 회사가 현재의 카이노스메드와 비슷한 규모여서 어색한 것이 없고, 좋은 팀원들과 일하고 싶어 고국행을 택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타미플루 못지않은 또 하나의 일을 내고 싶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한국행 결정에 있어 카이노스메드 강명철 대표이사와의 인연도 크게 작용했다. 강 대표이사가 미국 코리 랩에서 포스트닥터였을 당시, 김정은 박사는 함께 연구할 인력이 필요해 코리 랩을 찾아가 강 대표를 처음 봤다. 이때부터 서로의 연이 닿기 시작한 것이다.

 

강 대표는 이후 미국 벤처사 트라이메리스 재직 당시, 신개념 에이즈 치료제 ‘퓨지온’ 개발을 주도한 바 있다.

 

부인과 함께 한국에 첫 둥지…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 

 

김정은 박사 슬하에는 각각 의사와 변호사로 자란 자식들이 있다. 그들은 현재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김 박사는 굳은 각오로 오랜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부인과 함께 한국에 왔다.

 

현재 김 박사는 서울아산병원 내 아산생명과학연구원 11층에 위치한 카이노스메드 연구실로 출근하고 있다. 세계적인 연구자로 자문을 받는 형식이 아닌 정식 직원이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 역시 각각 오전 9시, 오후 6시로 정해져 있다.

 

카이노스메드 김소형 부사장은 “김정은 박사는 앞으로 한국에서 생활한다. 다른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상근직으로 출퇴근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김 박사가 앞으로 주력할 연구 분야는 타미플루와 같은 항바이러스 제제가 아닌 ‘에피지노믹스 암’이다. 특히 카이노스메드는 김정은 박사와 강명철 대표이사, 그리고 김두섭 부사장이 드림팀을 이뤄, 연구개발 팀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각각 타미플루와 퓨지온, 자누비아를 개발한 바 있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세포 내 DNA 염기서열 변화없이 염색질 구조적 변화에 영향을 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기전 연구 분야인 에피지노믹스를 통해 새로운 암 치료제를 개발하겠다는 것이 김정은 박사를 필두로한 드림팀의 목표다.

 

김정은 박사는 “앞으로 항암제 개발에 포커스를 맞춰나갈 것이다. 특히 에피지노믹스 암 분야 연구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박사는 이어 “한국의 신약개발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한 방향으로 연구를 집중함으로써 세계 시장으로 나갈 수 있는 역량은 조금 미흡하다”며 “이러한 최고의 능력을 가진 각 분야 전문가들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영성기자 lys@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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