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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연구회가 중심이 돼 여기까지 왔다. 의료윤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 15년이란 세월을 만든 것이다. 최근 윤리적 쟁점들이 공론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학회 창립 취지였던 중립을 지키며 정체성을 보다 공고히 해 나가야 할 때다.”
한국의료윤리학회가 올해로 15주년을 맞았다. 최보문 회장(가톨릭의대)[사진]은 오는 11일부터 이틀간 개최되는 제20차 춘계학술대회를 앞두고 이처럼 학회 15주년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임기 내 각오를 전했다.
학회는 최근 철저한 근거 중심 의료윤리를 위한 노력들이 힘을 얻으면서 의사-제약산업체 관계 및 신의료기술 임상적용 시 윤리적 절차 지침 등을 마련, 의료계 전반에 성과들을 내놓기도 했다.
최보문 회장은 “이사진 면모를 보면 그저 의료윤리학이 좋아서 실무 업무에서부터 시작해 지금의 학회를 이끌어온 장본인들”이라면서 “여기까지 자력으로 오려고 노력했던 점과 정체성이 흔들리지 않은 점 등은 학회 일원으로서 자랑스러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학회는 윤리에 대한 오해와 편견으로 인해 의료계와 인문 분야 모두에서 외딴 섬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그는 “윤리와 도덕의 의미가 중첩되는 것으로 인식하면서 의료인들이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의료진들이 욕먹지 않고 의료 행위할 수 있도록 고민하는 것이 바로 의료윤리”라고 공감을 유도했다.
더욱이 최근에는 의료계에서 윤리적 쟁점들이 많이 부딪치면서 학회의 역할과 중요도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강력한 근거를 바탕으로 한 동료검증이나 생산적 논쟁을 통해 스스로가 끊임없이 고민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 역시 학회의 중요 역할로 자리잡았다.
최 회장은 “의사들이 전문성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나서야 한다”면서 “개인적으로 임기 동안 의료윤리학회뿐만 아니라 임상학회 모두가 모여 보편적 윤리 규범을 얘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만들고 싶다”고 설명했다.
시니어 스태프 등 대상 의료윤리교실 시작
이처럼 의료계 전반으로의 공감대를 만들고자 학회는 이번 춘계학술대회에 맞춰 제1회 의료윤리교실을 개설했다.
의과대학 과정 중에 관련 과목이 포함돼 있긴 하지만 판단에 제한이 있는 학생, 전공의에 앞서 시니어 스태프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판단, 고위자과정을 통해 집중적인 논의의 자리를 기획한 것이다.
의료윤리교실 교장은 전임 회장인 서울아산병원 고윤석 교수가 맡았다.
최보문 회장은 “첫 시작이라 춘계학술대회 프로그램 내 편입시키긴 했으나 가능하다면 연 2~4회 교실을 열 생각”이라면서 “소그룹이 모여 주제에 대한 집중적인 토론이 이뤄질 수 있는 분위기로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이번 춘계학술대회는 '의료자원의 정의로운 사용을 위한 윤리'를 주제로 개최, 고가 첨단 치료법과 고령자 의료서비스 등에 대한 윤리적 접근이 처음으로 공론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관련 분야 세계 석학들이 참석하게 됨에 따라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는 “영국 NHS 윤리지침을 확립한 Tony Hope 옥스퍼드대학 교수, 세대 간 의료자원 분배윤리 석학인 Daniel Wikler 하버드 대학 교수 등은 학회에서 어렵게 섭외한 분들”이라면서 “공중보건 및 관리 차원이 아닌 윤리적 관점에서 의료자원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 회장은 이어 “의료윤리학회가 15주년을 맞은 시기에 그동안의 어려움을 딛고 학회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고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