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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자에 시달리며 매년 질타의 대상이 되는 지방의료원들이 존폐 위기에 내몰렸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4월 말 지방의료원 운영평가 및 진단을 통해 부실 기관의 체질 개선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지방자치단체들마저 일방적으로 예산을 삭감하거나 경영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지원을 중단하고 매각절차를 밟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전방위 압박 속에 일부 의료기관은 의약품, 의료기기 리베이트 혐의로 감사 내지 조사까지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우선 복지부는 6월까지 평가를 통해 만성적자 지방의료원 경영진 교체 및 조직개편을 검토하고 이 결과를 지자체에 권고하겠다는 입장이다.
지자체나 지방의료원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복지부 권고에 따라야 하기 때문에 평가 결과에 따라 상당수 의료원의 조직개편이 불가피해 보인다.
총 34개 지방의료원 중 지난해 흑자를 낸 기관은 5개에 불과하며 나머지 29곳은 평균 13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총 누적적자도 지난해 5300억 원을 넘겼다.
지방의료원 운영 책임 기관인 지자체들 역시 경영개선 압박에 나섰다.
강원도의회의 경우 최근 예산지원을 조건으로 산하 5개 의료원에 적극적인 경영개선을 요구했으며 지켜지지 않을 경우 매각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체불임금 해결, 서비스 질 개선 등을 위한 경영개선 지원금 50억 원 배정안을 통과시키는 대신 뚜렷한 성과가 없을 경우 매각, 이전, 폐쇄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강원도 5개 의료원의 지난해 순 손실액은 91억 원, 누적적자 745억 원으로 누적 체불임금만 82억 원에 달한다. 도 내 의료원들은 예산안 통과를 위해 임금동결, 경영진 임금 10% 반납, 관리비 절감안 등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청남도 역시 의료원과 자구책 마련 및 예산 편성을 두고 줄다리기를 벌여왔다. 도가 적극적인 자구노력을 요구했지만 지방의료원이 부채해결, 수가 차액 보전 등을 주장하며 대립각을 세웠기 때문이다. 충남도 산하 4개 의료기관의 지난해 적자는 54억 원이었다.
도지사까지 나서 타협점을 모색했지만 최근 충남도의회는 이전, 개원한 천안의료원에 지원될 이전비용 5억 원 전액 삭감을 결정했다.
잇단 비리 의혹…도덕성 흠결도 지적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은 2010년 133억 원이 투입된 병원 리모델링 공사를 부실하게 진행한 점이 감사를 통해 밝혀져 직원 9명이 파면, 해임 등 징계 조치된 바 있다. 사건을 계기로 의료원장이 사임하는 등 후폭풍이 거셌다.
수원병원은 2011년에는 전산장비 납품 비리가 재차 적발돼 뇌물을 수수한 원무과장이 징역 3년을 선고받는 등 질타를 받기도 했다.
적극적인 경영개선 압박을 받고 있는 강원, 충남 의료원들은 의약품 의료기기 리베이트 의혹을 받고 있다.
춘천지방검찰청 원주지청이 강원도 내 3개 의료원의 의료기기 리베이트 혐의를 잡아 수사에 착수했고 감사원은 충남 4개 의료원의 의약품 리베이트 혐의를 잡고 감사를 진행 중이다.
근로기준법 개정 임금 체불 사업주 명단 공개
경영개선 압박에 도덕성 문제까지 지방의료원들이 사면초가에 몰린 가운데 오는 8월 2일부터는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라 임금체불 사업주 명단 공개가 시행된다.
명단 공개 대상은 명단공개 기준일 이전 3년간 임금체불로 2회 이상 유죄가 확정된 자로 1년 이내 임금체불 총액이 3000만 원 이상인 사업주다.
회사, 성명, 나이, 주소가 노동부 홈페이지와 관보, 각 노동지청 게시판 등에 공개되고 신용정보기관이 의뢰할 경우 사업주의 인적사항이 제공된다. 정보가 공개될 경우 대출 제한 등 금융거래에 불이익이 따를 수 있다.
경영악화로 지방의료원 절반 이상이 임금체불을 겪고 있고 그 규모도 2010년 123억을 넘겼던 지방의료원 입장에서는 부담스런 법 개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도에 원장직을 사임하거나 의료원을 맡겠다는 사람 구하기도 어려워지고 있다.
경기도 의정부병원이 대표적으로 지난해에는 병원장이 임금체불 책임을 지고 물러났으며 올해 신임 병원장 공모에도 지원자가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
병원계의 한 관계자는 “지방의료원은 설립 취지상 매년 적자가 불가피한 기관”이라며 “방만 경영이 문제라는 점을 인정하지만 한 순간 흑자로 돌아서기 여러운 것이 병원산업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예산 삭감 등 자구책 마련 기회조차 박탈하는 방식으로는 지방의료원 문제 해결이 어렵다”며 “위탁 활성화를 위한 당근책을 만들고 지방의료원 중 흑자를 내는 기관의 운영 방식을 응용하기 위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