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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아를 치료하는 신생아 집중치료실(NICU)은 지난해 10~12월 3개월간 병상 규모에 따라 많게는 11억8600만원에서 1억6861만5189원의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병상당 적자 규모도 크게는 9488만원에서 작게는 2248만2025만원에 달했다.
NICU를 운영하는 국내 소아청소년과 전문가들은 이런 사정을 고려해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고난도 의료기술과 큰 비용이 들어가는 1000그람 미만 초극소저체충아를 치료할 때 그 비용을 보존해주는 수가 차등화를 강조했다.
대한신생아학회(회장 배종우)는 지난 9일 개최한 '한국의 신행아 치료 관련 시스템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열악한 국내 NICU 현황을 소개했다.
"초미숙아 생존율 77.5% 불과, 일본 89%보다 현저히 낮아"
배종우 신생아학회장(경희의대)은 2009년 기준으로 28주 이하 국내 초미숙아 생존율이 77.5%라고 소개했다. 이는 미국(71.6%)보다 높지만 일본 89%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배 회장은 "한국의 신생아 치료 시스템을 개선하려면 NICU 현황을 분석해 개선점을 도출해야 한다"며 "NICU 등록, 지역화 및 연구 네트워크 구축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윤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연간 수십억엔의 자금을 지원해 세계 최저 수준의 미숙아 사망률을 보인 일본의 사례를 소개했다. 일본은 정부의 체계적 지원이 이어지면서 1980년 55.3%이던 1000그람 미만 사망률이 2000년 15.2%로 획기적으로 감소했다.
장 교수는 인프라 강화뿐 아니라 고위험 산모 10명 중 3명꼴로 전입 의뢰가 이뤄지지 않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전체 200~600병상이 더 필요하며 당직인력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며 "신생아집중관리료 적용을 확대하고 수가와 운영비를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고위험 신생아 생존율을 높이려면 지역과 권역센터, 서울의 슈퍼 센터 등의 체계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박원순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조만간 순인구 감소 측면에서 태어난 아기를 잘살리는 것이 중요하게 됐다"며 "20년 뒤 한국이 무(無)성장 국가가 될 것이란 충격적인 보고서도 나온 상태"라고 위기론을 설파했다.
"우리나라 영아사망률과 모성사망률 괴리 세계 최고 수준"
박 교수는 "2009년 기준으로 산모사망률은 세계 37위로 OECD 최하위권이지만 영아사망률은 세계 5위권으로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며 "한국의 낮은 영아사망률은 높은 치료기술보다는 미숙아 출산율이 낮기 때문으로 통계가 허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아사망률과 모성사망률의 괴리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인공호흡기 숫자에 근거하면 NICU 병상이 오히려 줄어 대란이 일어났어야 하는 것이 정상이었다"면서 "무엇보다 새로운 중증 환자 등급을 신설해 정부가 파격적인 지원을 해줘야 한다. 초극소미숙아와 극소미숙아의 경우 숫자가 적어 연간 비용이 50~100억원에 불과하며 전국단위 웹 기반 환자 후송체계를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병민 고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2011년 전국 주요 병원 NICU 경영 수지분석'을 발표했다. 최 교수는 6개 병원의 지난해 '4/4분기 NICU 경영수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병상이 가장 많은 병원은 11억8600만원, 30병상에 못 미치는 가장 작은 규모도 1억6861만5189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병상당 연간 적자 금액은 많게는 47억4400만원에서 적게는 6억7446만756억원에 육박했다. 최 교수는 "결론적으로 6개 병원의 평균 병상당 연간 적자는 병상당 5784만2229만원이었다"며 "대형병원일수록 신생아 환자 중증도가 높아 이에 대한 추가적인 인력과 장비 비용이 많이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등급 간호관리료 적용 NICU 입원료의 현실화가 시급하다. 특히 등급 간 간호관리료 차등이 이뤄져야 한다"며 "모유수유 간호 관리료를 현실화하고, 새로운 NICU 수가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지부 "현황 파악"…수가 인상 요구에는 "신중"
NICU에 관한 수기 인상 요구가 이어지자 토론회에 참석한 보건복지부 이상진 공공의료과장과 배경택 보험급여과장은 실태를 파악한 후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수가 인상에 대해선 "수가 인상이 모든 것을 해결하지는 않는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상진 과장은 "정부는 지속해서 인프라 구축사업을 추진 중이며 올해도 마찬가지"라면서 "이 자리에서 고충을 말하자면 인프라 지원사업은 일정 수준의 시설과 인력을 갖춘 기관에 한해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가장 공급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곳을 우선해서 지원해야 하는 문제도 있어 두 기준이 상충한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기초적인 시설이 전혀 없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고민이다. 등급화 이야기도 나오는데 그 기준에 맞춰 지원할지도 고민스러운 부문"이라고 설명했다.
운영비 지원에 대해선 "충분하지 않지만 인건비 등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 지원사업을 위해선 예산당국과의 이견을 좁히는 것이 관건"이라며 "운영비는 특성상 매년 증가하기 때문에 이 사업의 연속성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이 과장은 "이 지원사업은 가격 기전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가격을 올린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수가 인상이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의료계 주장과 현실이 다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문제에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이 사업을 어떤 기준과 방식으로 추진할지 근본적인 질문과 해답을 찾아야 한다. 그러려면 현황파악이 필요하다"며 "일부 병원은 초기 신념과 달리 사업 규모가 축소되는 경향이 있다. 담담과장 입장에서는 이 사업이 성과를 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배경택 과장은 자산의 가정사를 소개하며 NICU에 관한 사회적 관심과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 수긍했다. 그러나 수가 인상에 대해선 "단순히 수가를 올린다고 이 문제를 다 해결한다고 보지 않는다. 종합적인 대책을 짜야 한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배 과장은 "실태 및 현황조사가 필요하다. 그것을 통해 등급을 나누자는 제언은 당장 결정하기 어렵다. 현황을 분석해 개선 방향을 마련하겠다"며 "수가를 인상하려면 의사결정 체계를 거쳐야 한다. 설득이 필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장 내일이라도 수가를 100% 올려주면 나도 발을 쭉 뻗고 잘 수 있다.(웃음) 하지만 지키지 못할 약속보다는 지금 이 내용을 최대한 노트에 필기했다"며 "지금 이 발언은 관료들이 자주 하는 거절의 완곡한 표현이 아니라 실제 검토하겠다는 뜻"이라고 참석자들의 이해를 구했다.
이상진 과장도 "수도권에 환자가 몰리고 있으며 가장 시설이 열악한 전남에 지원하는 문제도 있다. 실적이 우수한 기관에 인센티브를 제공하자는 의견도 있는 등 다양한 상황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하상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위원은 "환자 치료 수준이 다른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상대가치점수가 크지 않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치료 수준이 높을수록 비용을 현실화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 다만 그 기준을 어떻게 보느냐는 많은 조사와 합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주제발표와 지정토론 직후 참석자들은 "NICU가 연간 막대한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치료 수준에 따른 차등 보상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문성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당장 수가를 올리는 것이 해법은 아니라고 말하지만 일선에서는 경영 적자가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배종우 대한신생아학회장 인터뷰]
배종우 회장은 심각한 저출산 시대에 미숙아를 정상적으로 살리는 것이 장기적으로 국가에 보탬이 된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정부가 출산율을 높이고자 막대한 비용을 쏟아 붓는 상황에서 미숙아 생존율을 높이는 것은 비용 대비 효과가 크다는 주장도 폈다.
다음은 배 회장 일문일답.
1) 정부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 병원은 NICU를 운영하면서 막대한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 적자 폭을 정부가 책임지고 신생아 관리를 지원해야 한다. 미숙아를 치료할 때 비보험이 25%나 된다. 정부 지원이 충분하지 않다. 초미숙아 등은 입원료가 많이 발생해 환아 보호자의 부담도 큰 편이다. 가령 1000g 미만 초극소저체중아가 90일 입원하면 3000만원의 비용이 나온다. 이 중 25%를 보호자가 부담할 수밖에 없다.
2) 전국적인 현황은 = 지역 쏠림현상이 있다. 대형병원으로 쏠리다 보니 문을 닫는 기관이 많다. 특정 의료기관이 다 맡아서 치료할 수 없다. 정부가 10년 전부터 관련 사업을 추진해 75억원을 지원했지만 부족하다. 용역 결과, 300억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3)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이 필요한가 = 우리가 주장하는 것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비용을 따로 떼지 말자는 것이다. 미숙아 문제는 저출산 시대의 한 항목으로 정부가 별도로 챙겨야 한다. 가령 2007년도에는 담배 세금에서 이 기금을 별도로 마련해 수가를 90% 인상했었다. 공익성이 충분했기 때문이다. 정부 차원의 기금을 마련해 획기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4) 상황이 매우 어려워 보인다 = NICU는 저출산 극복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정부는 출산율을 높이고 육아 문제에 수조원이 비용을 쓰고 있다. 그런데 출산한 아이를 잘 키우는 것도 저출산을 해결하는 방법이다. 47만명의 신생아 중 3만명이 고위험군이고 이 중 3000~4000명이 신생아집중치료를 받는다. 체계적인 치료 없이는 죽는 아이들이다. 아이 1명을 잘 키우면 13억원의 경제 효과가 나타난다는 보고서도 있다. 이 그룹을 내버려두면 안 된다. 지난 20년간 관련 의료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는데, 왜 우리는 몸으로만 때워야 하나. 서비스 정신도 한계가 있다. 1명의 미숙아를 치료하려면 의료장비에만 3~5억원을 투자해야 한다. NICU 지원은 저출산 극복의 한 항목으로 이해해 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