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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청기는 나이가 많거나 장애를 가진 사람만 사용하는 비싼 의료기기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최근에는 보청기가 아닌 음성증폭기라는 유사 보청기 제품이 시중에 유통되면서 보청기가 기대만큼 난청 해결에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부정적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포낙코리아가 ‘보청기는 고리타분하고 비싸며 효과 없는 의료기기’라는 인식을 타파하겠다며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21일 기존 보청기보다 70% 정도 저렴한 고성능・보급형 보청기 ‘들림’(D:leam)을 출시한 포낙코리아 신동일 대표이사는 “지난 10년간 한국 보청기 산업은 연간 10만대 시장에 계속 머물러 있었다. 사회는 고령화되고 난청 환자도 늘어가는데 왜 보청기 시장은 현 상태에 머물고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들림’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포낙은 현재 5조 원대에 이르는 세계 보청기 시장의 25%를 점유하고 있는 업계 선두 기업으로 그간 다양한 프리미엄 보청기를 선보이며 시장을 선도해왔다.
"저렴한 비용으로 난청환자에게 실질적 도움주고 싶어"
신동일 대표[사진]는 “'들림' 출시 배경에는 소셜패키지(Social Package)라는 프로젝트가 있는데 이 프로젝트는 저렴한 보청기를 많이 보급해 난청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자는 생각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프리미엄급 제품을 앞세워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업계 선두 기업이 보급형 제품 개발에 눈을 돌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정체돼 있는 한국 보청기 시장 규모를 보면서 그 원인을 분석했다”고 덧붙였다.
그가 꼽은 한국 보청기 보급률 저조의 원인은 비싼 가격과 부정적 인식이었다. 현재 국내에서 청각장애로 등록된 26만여 명. 이들이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보청기 보조금액은 27만2000원이다. 차상위 계층일 경우 34만 원으로 보조금이 오르지만 보조금만으로는 보청기를 구입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실제로 보청기가 필요한 난청 인구가 보청기를 사용하고 있는 비율은 5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사 보청기인 음성증폭기 시중 대량 유통 부작용 속출"
사정이 이렇다보니 값싼 음성증폭기가 시중에 많이 유통되기 시작했다. 유사 보청기로 불리는 음성증폭기는 단순히 소리를 키워주는 장치로 난청 환자나 청각장애인들이 사용할 경우 오히려 청각능력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역시 이 같은 문제에 주목하고 올해 초 보청기와 음성증폭기는 엄연히 다르다는 점을 알린 바 있다.
파악되지 않는 난청 인구가 많다는 문제점도 있다. 통계적으로 인구의 15%에서 난청이 나타나고 이중 약 50%가 보청기가 필요한 수준으로 보고돼 있다. 우리나라 인구를 4000만 명으로만 잡아도 통계적으로 보청기 필요 인구가 140만에 달한다는 수치다.
청각장애 등록 인구가 26만여 명, 연간 보청기 보급 대수가 10만에 머물러 있는 것을 감안하면 숨어 있는 난청 인구가 상당하다는 의미다.
음성증폭기 보급 확산에 따른 부정적 인식과 보청기는 장애인들, 노인들만 사용한다는 인식이 맞물리면서 난청 환자들이 보청기 착용을 꺼리는 현상이 심화됐다. 2002년 이후 10년 째 한국 보청기 시장이 정체돼 있는 이유다.
신동일 대표는 “이런 이유로 성능은 유지하면서 수혜자를 늘리기 위해 개발된 ‘들림’은 단순한 제품 출시를 넘어서는 의미를 지닌다”며 “이런 것이 바로 의료기기 제조사의 사회공헌 활동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청각학 적으로 상대방의 말소리를 잘 들리게 하는 기기가 바로 보청기인데 ‘들림’은 이런 정의에 부합한다”면서 “국내에는 청각장애로 등록한 26만 명 외에도 훨씬 많은 난청 환자들이 있는데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착한 보청기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포낙코리아는 내달 1일 ‘들림’ 본격 판매에 돌입하며 연말까지 2만대 보급 계획을 세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