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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재학 당시 산업공학을 전공, 1990년 초반 IT 열풍이 불기 시작했던 해 공학도들의 꿈이었던 IBM社에 입사했다. 잘나가는 외국계기업 기술부서에서 업체관리 업무를 담당하며 미래를 그려왔던 한 청년은 아버지의 부름을 받고 제약업계에 발을 들여 놨다. 그는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 국내 중견 제약 휴온스의 윤성태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이다. 최근 국내 제약사들 중 가장 빠른 매출 성장세를 보이며 무섭게 질주하고 있는 데는 윤성태 대표이사의 강한 리더십이 큰 원동력이 됐다. 공학도에서 부도 위기에 처한 회사를 1000억 클럽에 가입시킨 윤 대표의 드라마틱한 사연을 들어봤다.[편집자주]
한꺼번에 찾아온 악재
한국IBM 기술부 엔지니어로 근무하던 윤 대표에게 선친 故 윤명용 대표의 부름이 있었던 1992년. 4년 동안의 IBM 생활을 마치고 당시 광명약품공업(현 휴온스) 대리로 입사한 그는 이때부터 시련의 바람을 맞았다.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혹한의 시기를 당시엔 예상하지 못했다.
윤 대표는 “선친이 건강이 악화되면서 내게 회사로 들어올 것을 권유했다. 나만의 행복과 꿈을 바라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공장 벽돌부터 생산기계까지 모두 선친의 노력과 땀으로 설립된 광명약품공업사가 자칫 사라질 수도 있는 위기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입사 이후 선친은 결국 1994년 대장암 선고를 받고 3년 뒤인 1997년 작고했다. 슬픔 속에서도 회사 경영의 모든 부담을 윤 대표가 짊어지는 순간이었다.
그는 “화불단행이라고 불행은 한꺼번에 몰려온다는 말이 실감 날 정도였다. 그로부터 1년 뒤인 1998년 IMF와 공장화재가 터졌다. 당시 연 매출 100억도 안 되는 시기였는데 부채만 80억원 이상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매월 청구되는 이자만 7000~8000만원에 달했다. 어음도 문제였다. 그는 “어음을 막는데 만 7년의 시간을 보낼 정도로 어려웠다. 현재 휴온스가 어음발행을 하지 않고 부채비율을 높이지 않는 이유는 당시의 극한 상황을 뼈저리게 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공대 졸업, IT업계 근무 경력은 제약업계를 이해하는데 초기엔 역부족이었다. 매일 ‘포기’와 ‘실패’라는 단어가 귓가에 맴돌았다는 것이 윤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그 때마다 내게 힘이 된 건 선친과 함께 회사를 이끌어온 60여 명의 직원들이었다. 믿는 사람들과 ‘고비를 넘겨 희망을 맞이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해왔다”며 당시의 각오를 되새겼다.
우연한 기회에 찾아온 '돌파구'
현재 휴온스가 있게 한 성장동력원 플라스틱 주사기와 비타민C 주사제의 개발은 우연한 기회에 찾아왔다.
1998년 국내 최초로 플라스틱 용기 주사제 개발에 앞서 윤 대표는 예멘에서 이 용기를 처음 발견하고 국내 생산을 위해 밤을 새우기 시작했다.
그는 “수출을 위해 방문했던 예멘에서 플라스틱 주사제 용기를 우연히 발견했다. 손에 베일 염려가 없다는 생각에 국내로 돌아오자마자 직원들과 밤을 새면서 개발해 휴온스가 크게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한 종합병원 암병동에서 간호사들이 고용량 비타민 주사액을 만들기 위해 여러 제품을 혼합하는 모습을 본 윤 대표는 역시 이를 아이디어로 이끌어냈다.
그는 “여러 제품을 혼합하기보다 한 제품에 필요한 비타민액을 담으면 편리하겠다는 생각에 고용량 비타민 주사제를 개발했다. 의료진과 환자가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이 제품의 출시도 발상의 전환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3년 들어서 회사는 광명약품공업에서 휴온스로 상호명을 변경했다. 현재 국소마취제 리도카인 그리고 다이어트 치료제 살사라진, 알룬정, 플라스틱 주사제 등은 휴온스의 주력 품목이 됐다.
무엇보다 지난 2009년 cGMP급 제천 신공장 완공은 휴온스의 자부심이 됐다. 최신 설비로 수탁사업은 당시 44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국내 상위제약사를 포함 60여 고객사를 대상으로 9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는 “매출이 600억원이던 시절, 513억원 이상을 공장 설비에 투자했기 때문에 주변의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반드시 이 공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제천 신공장이 있었기에 지난해 1000만불 수출 탑을 수상했고 매출 1000억원도 하게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2020년까지 국내 10대사 진입 목표"
공학도에서 매출 1000억원이 넘는 제약사 CEO가 되기까지 20년이 걸린 셈이다. 그 누구도 쉽게 경험하지 못한 악재를 만나면서 그는 현재 업계에서도 휴온스의 리더십 강한 대표로 인정받고 있다.
윤 대표의 꿈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2020년까지 국내 10대 제약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현 제품군을 토대로 매출 성장 견인 품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살사라진’ 신화를 이어갈 ‘알룬정’과 자회사 휴메딕스에서 생산하는 고분자 히알루론산 활용 필러 ‘엘라비에 딥라인’과 멀티메조 인젝터 ‘더마샤인’ 등이 그 후발주자이다. 향후 신약개발에도 매진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대학 교수들이 수년간 연구한 과제의 기술제휴 및 정부기관 과제를 이용한 국가 연구비 지원을 통해 많은 신약을 개발 중”이라며 “특히 천연물유래 신약 과제로 파킨슨질환, 뇌졸중, 패혈증, 지방간, 여드름 치료제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윤성태 부회장은 “앞으로 글로벌 마인드를 통해 세계의 다국적제약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연구개발 능력을 갖추는 동시에, 해외 진출을 위한 끝없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결의를 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