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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조대 매각설 나돌던 인피니트 무산 왜
최대주주 매각 추진 3개월 만에 수포…삼성 인수 소문 등 업계 "욕심 과했다"
[ 2012년 07월 09일 18시 02분 ]

지난 2002년 인피니트테크놀로지로 시작해 국내 의료영상저장선송시스템(Picture Archiving and Communication System, PACS) 선두 기업으로 발돋움한 인피니트헬스케어. 최근 헬스케어 분야가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사이 인피니트헬스케어는 주요 이슈마다 거론되며 이 분야에서 가장 기대되는 기업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특히 2010년 이후 주요 대기업들의 헬스케어 사업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인피니트헬스케어는 1순위 인수대상 기업에 항상 이름을 올렸다. 순항하던 인피니트헬스케어에 돌발 변수가 등장했다. 최대주주인 솔본이 매각작업을 추진하다 철회, 그간 회사 성장을 이끌었던 대표이사가 물러나는 등 경영체제 전반에 변동을 겪고 있다. 7월 중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될 삼성그룹 재무 임원 출신 신임 CEO 행보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잘나가던 PACS 기업, 끊이지 않던 소문


인피니트헬스케어는 현재 38개국 1090여개 의료기관에 PACS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세계시장 점유율 1.6%(2010년 기준)를 기록, PACS업계 10위권을 형성하며 외국기업 일색인 의료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한국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소프트웨어업계 최초로 1000만 달러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잘 나가던 인피니트헬스케어가 설(說)에 휘말리기 시작한 것은 2010년 말부터였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가 국내 초음파진단기기 1위 업체 메디슨을 인수하면서 본격화됐다. 당시 삼성그룹은 신수종 사업 분야에 의료기기를 포함해 국내 의료기기 산업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삼성그룹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자 국내 유망 의료기기 업체들도 연달아 삼성전자에 편입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임원이 해외 언론을 통해 “MRI 스캐너와 엑스레이 제조업체 인수에 관심이 있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계는 일제히 “다음 인수 대상은 의료영상 소프트웨어 업체가 될 것이며 인피니트헬스케어가 가장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주요 증권사들도 앞 다퉈 분석 보고서를 내고 삼성전자의 추가 인수 목록에 인피니트헬스케어를 1순위로 올려두며 인수설을 키웠다. 코스닥 상장사인 인피니트헬스케어 주가는 연일 상승곡선을 그리며 2012년 2월, 전년 같은 시기보다 3배 이상 상승한 1만9400원까지 올랐다.


인수설이 확대되던 지난해 7월 삼성전자는 “전혀 근거 없는 얘기다. 인수를 목적으로 해당 회사의 지분을 모으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이 역시 잘못된 정보”라고 소문을 일축했다.


인피니트헬스케어 측도 “지분 매각은 최대주주의 몫이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아는바가 없다”는 긍정도 부정도 아닌 답변으로 일관하면서 인수설은 매각철회가 발표된 최근까지 지속됐다.

 

요동치는 주가에 코스닥시장본부 “공시” 요구


끊임없이 인수설이 나돌던 지난 2월 10일 코스닥시장본부는 인피니트헬스케어 최대주주 솔본(1106만4764주 45.9%)과 인피니트헬스케어 측에 매각 관련 풍문에 대해 공식 답변을 요청했다.


솔본은 답변을 통해 “인피니트헬스케어의 지분 매각 추진을 검토 중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매각에 대한 첫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인피니트헬스케어 관계자는 “거래소의 이번 조회공시 요구는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던 매각설의 연장선인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솔본이 지분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 외에 회사에서도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사항은 없다”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관련 업계에서는 “솔본이 이미 다수 기업들과 접촉해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거나 인피니트헬스케어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 해외영업망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정도의 준비가 돼 있는 기업이 주체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조→5000억→3000억설→결국 매각 무산


코스닥시장본부 공시요구 답변이 나온지 한 달 만인 지난 3월 솔본은 자율공시를 통해 “2012년 3월 12일 매각주간사 및 자문사를 선정하고 인피니트헬스케어 지분 매각과 관련한 용역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매각을 위한 협상테이블을 차린 솔본은 협상 초기 다수의 기업과 만나 인수 가격을 타진했다. 업계에 따르면 솔본은 지속적으로 이름이 거론됐던 삼성전자를 비롯해 GE헬스케어와 도시바, 대교그룹 등과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PACS 업체 한 관계자는 “매각이 공식화된 시점에서 솔본이 삼성전자를 1순위 타깃으로 삼고 적극적인 행동에 나섰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업계에는 솔본이 (당시)시가총액의 3배인 1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요구해 삼성전자가 바로 발을 뺐다는 소문이 무성했다”고 덧붙였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 역시 이 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이 인피니트헬스케어 지분 인수를 위해 솔본과 접촉한 것은 사실이지만 터무니없는 가격이 제시돼 더 이상 진전되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매각이 철회된 직후 본지와의 통화에서 “논의가 틀어진 이후에도 계속해서 삼성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는데 답답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기업 인수합병은 선두 기업들끼리 경쟁하면 자연스레 가격이 올라가는 특징이 있는데 의도적으로 삼성이라는 이름을 이용하고 있다는 느낌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후 솔본은 5000억 원, 3000억 원으로 인수금액을 낮춰가며 협상을 지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럽발 금융위기와 더딘 매각작업 등으로 회사의 주가 하락에 따라 시가총액이 2000억 원 수준으로 떨어지자 매각 추진 공식화 3개월 만에 전격 철회했다.


지분 인수 후보사 중 한 곳의 관계자는 솔본의 철회 발표 직후 언론을 통해 “실제 가치와 매각사의 기대가치 간 격차가 워낙 커 협상을 지속하는 게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인피니트헬스케어 결국 다시 매각 시장 나올 것”


솔본 측이 금융위기와 주가하락, 매각상황 변동에 따른 주주이익 보호 등을 위해 매각을 철회한다고 발표했지만 지난해 인피니트헬스케어의 영업실적이 부진한 것도 솔본이 협상 테이블을 접는데 크게 작용한 것으로 관련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2011년 인피니트헬스케어는 전년보다 5% 성장한 매출액 494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억이익 -72%, 당기순이익 -140%를 기록하며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올해 1분기에도 실적 악화는 지속돼 매출액은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각각 82%, 70% 감소했다.


솔본은 지속된 실적악화를 의식한 듯 매각 철회와 동시에 그간 회사를 이끌었던 이선주 대표이사를 퇴진시켰다. 대신 삼성그룹 출신 전문경영인 영입을 통한 경영 정상화를 선언했다.

 

이선주 전 대표에게 약속했던 최소 30억원에서 최대 50억원의 특별공로금 지급도 철회했다. 지난 10여년간 불철주야 경영에 매진해 온 결과 창업 당시 170억원 가치에 불과하던 회사를 3000억원의 가치를 갖는 기업으로 성장시킨 공로로 지난 3월 주주총회 승인도 받았지만 매각 작업에서 그의 역할이 미미했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솔본은 인피니트헬스케어를 주력 사업으로 키워내겠다고 밝혔으나 매각 철회 즉시 보유주식 중 54만5928주(3.82%)를 매각, 주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관련 업계는 인피니트헬스케어가 다시 매각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복수의 PACS 업계 관계자들은 “다른 요인도 아니고 차익 실현을 목표로 매각을 추진했던 최대주주가 갑자기 사업을 키워보겠다고 나선 것 자체가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며 “전문경영인 영입을 통해 다시 기업가치를 극대화 한 뒤 재차 지분 매각에 나서지 않겠느냐”고 관측했다.


매각추진, 철회, 대표이사 퇴진 및 신임 CEO영입 등 짧은 시간동안 큰 변화가 있었지만 인피니트헬스케어 측은 그간의 사업 방향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인피니트헬스케어 관계자는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발표가 있은 후 2주 만에 철회가 결정돼 당혹스러웠지만 사업 자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축적된 기술력과 영업망을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여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최종학기자 haga8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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