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혈우병 치료제 보험적용 나이 제한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과가 나온 이후 현 혈우병 환자 관리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혈우병 환자는 약 2000여 명으로 이들에 소요되는 재원은 연 1500억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혈우병 환자는 대부분 혈우재단의원에서 70%가 약을 받고 있다. 보험이 2001년부터 적용돼 환자는 5%만 부담하면 되며 자기부담금도 소득기준을 충족하면 정부서 지원한다.
그러나 2010년 기준 혈우병 환자의 삶의 질은 일반인에 비해 크게 낮다. 심지어는 대도시에서도 혈우병 환자가 내출혈이 일어났을 때 병원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을지대학교 유철우 교수는 “정부 지원은 충분하지만 지원방법에 문제가 있다”며 “의원 중심으로 약을 주로 처방하는 구조에서 센터 중심으로 입원ㆍ수술 등 치료를 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문제는 혈우병 환자가 사고를 당했을 때 갑자기 많은 약이 필요하고 수술 등 장비가 갖춘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병원에서 혈우병 환자를 위한 준비를 갖춘 곳이 적다는 것이다.
유철우 교수는 이를 삭감 기준이 모호해 병원에서 많은 적자를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의원급에서는 거의 삭감이 이뤄지지 않지만 수술이나 입원 중에 투여되는 혈우병 치료제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기준으로 삭감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유 교수에 따르면 수술이나 입원시 사용되는 혈우병치료제 사용량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어렵고 한 병당 수백만원이 넘어 약간만 삭감되도 병원 경영에 큰 무리를 가져올 수 있다. 최근 한 대학병원에서도 6~7억원에 달하는 금액이 삭감됐다.
유 교수는 “1살 가량 어린아이 경우 혈관을 찾기 힘들어 중심정맥에 놓아야 하지만 이 경우는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다”며 “반면 같은 방법으로 투여하는 항암제 등은 보험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또 “병원서 입원ㆍ수술에 사용했던 혈우병치료제가 추후 삭감돼 병원의 적자가 커지고 있다”며 “병원들이 혈우병 환자를 받는 것을 꺼리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현 혈우병 지원 체계를 센터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실제 해외 경우도 센터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유럽은 물론이고 중국, 대만, 뉴질랜드, 말레이시아 등도 센터 중심으로 혈우병 관리를 하고 있다.
환자들 역시 이러한 방향 전환을 꾀하고 있다.
지난 20일 혈우병 환자들은 한국혈우재단과 이를 후원해온 N사를 검찰과 복지부에 고발했다. 혈우재단 산하 의원들이 특정 제품을 사용하고 있지 않아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는 이유지만 의원과 약 처방 중심의 혈우병 환자 관리를 대학병원 위주로 바꾸겠다는 뜻도 있다.
유철우 교수는 “혈우병 환자는 숫자는 적지만 다른 유전병 환자와는 달리 치료제를 사용하면 정상인과 다름없는 삶을 누릴 수 있다”며 지원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