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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행위의 적절성 여부를 의료기관이 판단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임의비급여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큰 의의를 지니면서도 안전성과 유효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입증할 의무는 의료기관에 있음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서울대병원 내과 허대석 교수[사진]는 30일 대한의사협회 플라자를 통해 "각 병원들은 기존 행정 제도를 잘 이해해 임의비급여와 관련된 분쟁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허대석 교수는 "물론 의료기관이 제시한 '의학적 근거'를 공공기관이 어떠한 방식으로 평가해서 행정적인 결정을 할 것인가에 대해 정부가 기준을 분명하게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건국대병원 카바수술의 경우, 3년이 지난 지금까지 보건복지부가 최종적인 행정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허 교수는 "개발자는 카바수술이 안전하고 유효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관련자료를 객관적으로 평가한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해당 기술에 위험성이 있고 기존 치료법에 비해 더 유효하다는 주장을 입증할 수 없다고 판정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때문에 공공연구기관은 문제가 있는 의료기술에 대해서는 신속한 의료기술평가를 수행, 환자 진료에 지장이 없도록 빠르게 정책에 반영해 나가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여기에 기존제도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병원마다 의료기술평가팀 (hospital-based HTA)과 근거평가위원회 (appraisal committee)를 운영해야 하며 근거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허 교수는 "이러한 절차를 거쳐 근거자료를 축적하고, 그 자료를 관련 공공기관에 제출해 인정을 받는 방식이 가장 적절하다"고 제안했다.
그렇다면 모든 의료행위의 기준을 정부가 사전에 정할 수 있는가.
허 교수는 "이는 이론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잘라말하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의료기술이 제도권에 도입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 그 의료기술을 진료현장에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우리나라에는 제도적으로 차단돼 있다"고 성토했다.
신약뿐만 아니라 특정 질환에서 품목허가를 받아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기존 약제를 적응증이 다른 질환에 확대 처방하는 경우도 이런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의비급여 제도가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일부 공감의사를 표했다.
예컨대, '눈미백수술'의 경우, 기술을 개발한 안과의사는 안전하고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으나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 조사결과 심각한 부작용이 발견돼 보건복지부가 시술을 금지하도록 행정 조치한 바 있다는 것이다.
이에 식약청의 품목허가제도나 심평원의 급여기준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존 제도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신의료기술인 경우 승인 절차에 대해서는 의료법에 명시돼 있고 항암제의 경우, 식약청 허가사항 초과 및 심평원 인정 항암화학요법외로 처방, 투여할 시에는 별도의 신청서식에 의해 심평원에 사전신청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해 항암제와 관련해 운영되고 있고 항암제 이외의 약제에 대해서는 '범위초과 약제비급여사용승인' 제도가 있다.
다만, 허 교수는 "이런 제도를 통해 임의비급여 문제 일부는 해소됐으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됐다기보다는 진료현장에는 여전히 많은 임의비급여 처방이 존재한다"고 아쉬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