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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부터 고대안암병원(원장 박승하) 정문에는 JCI 재인증을 알리는 D-day 카운터가 놓여 있었다. 준비 기간을 포함해 지난 2월부터 장장 6개월동안 치러진 JCI 재인증이 마침내 지난주 끝을 맺었다.
JCI 인증은 이제 유행을 넘어 당연한 것처럼 굳어지고 있다. 인증을 받은 병원만도 13곳. 외래 등 부분적으로 인증 받은 곳을 모두 합치면 30여 곳이 넘는다.
너도나도 JCI 인증을 받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JCI 재인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고대안암병원은 가장 최근에 재인증을 받은 병원으로 국내서는 두 번째 재인증이다. 결과는 이르면 10여일 후 나올 예정이다.
이를 총괄한 것은 박종훈 적정진료관리위원장이다. 지난해 재인증을 대비한 예비 컨설팅인 Mock Survey부터 이번 JCI 재인증까지 모두 총괄했다. 박 위원장에게 JCI 재인증을 마친 소회에 대해 물어봤다.
"첫 인증이 초등학교라면 재인증은 고등학교 수준"
박종훈 위원장은 상당한 준비를 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첫 인증이 초등학교라면 재인증은 고등학교 수준"이라며 준비 과정에서 철두철미한 시간을 가졌음을 언급했다. JCI 재인증은 ‘재인증’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첫 인증과는 내용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먼저 4개월간의 자료를 검토하는 첫 번째 인증과 달리, 재인증은 1년간의 자료를 검토하며 첫 JCI 인증 때보다 훨씬 넓은 범위에서 검증을 실시한다.
내용 평가도 다르다. 실행 의지를 뭍는 것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파악하는 것이다. 박종훈 위원장은 “첫 인증에서는 계획이 있느냐 정도를 확인한다면 재인증에서는 그 계획이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정 4판을 기준으로 한 재인증 조사가 이루어졌다. 3년마다 개정되는 JCI 인증기준에 따라 기존 규정과는 더욱 다른 평가를 받게 되었던 것이다.
박종훈 위원장은 이러한 첫인증과 재인증의 차이점을 병원 직원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이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여기에는 첫 인증이 다소 쉽게 성사된 면도 있다고 농담 반 진담 반 언급했다.
박종훈 위원장은 “사실 첫 인증 때는 별다른 준비 없이 시작한 것이라 직원들을 대상으로 JCI가 왜 필요한지 설득하는 부분이 더 많았다”고 말했다.
별다른 준비가 없었음에도 첫 인증을 성공적으로 마쳤기 때문에 재인증 시 변화를 요구하자 “지난 인증때는 바꾸지 않아도 결과가 좋지 않았느냐”는 반발이 나오게 된 것이다.
실제 노조 등 직원들은 “JCI 대신 직원에게 인정받아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증이 고된 과정인만큼 남는 것도 있다. 박종훈 위원장은 이를 시험에 비유했다.
“인증 준비 고된 만큼 의료 질(質) 향상”
그는 “시험은 공부를 하기 위한 목적이다. 시험이 없어도 공부를 할 수 있지만 효율성이 떨어진다. 마찬가지로 JCI 인증 역시 인증 자체보다 그로 인해 의료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안암병원은 JCI 재인증 준비기간 동안 1년 전 있었던 Mock Survey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고치는데 집중했다.
다만 인증제에 따라 아쉬운 점도 드러났다. 외국, 특히 미국 중심이다 보니 의료환경이 다른 한국과는 다소 부합되지 않는 부분도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부분은 환자 수다.
박 위원장은 “지금보다 환자를 절반만 본다면 인증기준에 딱 맞는 병원이 될 것”이라며 “만약 한 독지가가 적자와 상관없이 병원을 운영한다면 인증기준에 맞추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가 통제하는 저수가로 인해 경영 적자를 메꾸기 위해 환자를 많이 받을 수 없는 한국 상황이 ‘인증’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