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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출신 첫 보건산업진흥원 R&D 본부장으로서 업무를 잘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에 보람을 느낀다.”
고대 안암병원 흉부외과 선경 교수.[사진] 그가 의사 출신으로는 최초로 보건복지부 책임연구기관인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R&D 본부장으로 임명된 후 지난 2년간 진흥원은 내ㆍ외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었다.
전략기획단이 신설되고 보건의료 R&D관리체계ㆍ보건복지부 연구지원 사업 등이 대폭 개편됐다. 더불어 연구중심병원 프로젝트 기획을 비롯해 범부처 의료기기 개발 기획, 줄기세포 사업 확대 등도 이뤄졌다.
이러한 결과가 반영된 듯 선경 교수가 처음 맡을 때 재공모까지 가기도 했던 R&D 본부장 자리에는 서울의대와 연세의대 등 국내 유수 의과대학 교수 5명이 지원하는 등 높은 관심을 받았다.
2년 간 국내 보건산업 R&D의 기틀을 마련하고 병원으로 복귀한 그의 소회를 들어봤다.
"R&D 본부장은 행정경험 있는 의사들이 적합"
“본부장은 직접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과 사업, 진흥원과 외부 관계를 매개하는 등의 관리를 것이 주 역할”이라고 선경 본부장은 설명했다.
임상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의사 출신이 임명됐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연구 내용을 알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연구는 사업단장이나 팀장에게 맡기고, 본부장 또는 원장은 외부의 바람을 막고 조직의 판을 키우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판단 아래 선경 본부장은 진흥원의 내ㆍ외부 역량을 강화하는데 집중했다.
먼저 진흥원 전략기획단을 신설해 전략기획 기능을 회복했다.
본래 진흥원은 행정을 전문으로 하던 공무원들에게 보건분야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기획 기능이 부족했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산하 한국과학기술평가원, 지식경제부 산하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은 모두 기획 기능 부서를 따로 두고 있는데 유독 복지부 산하 진흥원만 전략기능이 없었던 것이다.
이에 복지부 내부적으로도 1년 반에서 2년이면 업무(보직)가 바뀌는 공무원들이 전략 기획을 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돼 전략기획단이 신설됐다.
선경 본부장은 “가위바위보 관계로 비유하면 복지부와 진흥원은 가위와 보만 있었던 상황이나 전략기획단이 신설되자 권한이 분산, 상호 균형을 이룰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어느 한 쪽에서 결정한 것을 수행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검증과 업무 분담이 이뤄지는 일종의 삼권 분립이 이뤄진 셈이다.
그는 또 “복지부는 진흥원으로 기능을 이전하고 업무 처리과정이 바뀌면서 힘들었을 것이나 당시 실무자들이 적극 협조해 안착할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투명성도 강조됐다. 많은 연구비를 집행하는 만큼 연구비가 전문적이고 공정하게 배분되야 했던 것이다. e-R&D 전산시스템과 상피제도 등을 도입해 모든 과정을 공개하고 후보와 심사자간 연관관계를 줄여 나갔다.
그 결과 청탁이 들어오더라도 1차 서류심사에서 모두 떨어졌다. 모든 집행과정을 공개하다보니 청탁 등이 개입할 여지가 거의 없었던 것이다.
행정조직 외형도 커졌다. 2009년 당시 40명이 채 못 되던 직원 수는 현재 60여 명이 넘었으며 운영관리비도 150%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변화의 결과, 현장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어내면서 성과가 이어졌고 결과적으로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다.
공공기관 고객만족도(PSCI) 평가점수는 2008년 80.6점에서 2009년 87,2점으로 1~2점대에 머무르던 것에 비해 크게 늘었다.
선경 교수는 “고객 만족도가 올라가기도 했다”며 “연구기관이 고객 만족도가 올라가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귀뜸했다.
"앞으로 과제는 복지부 연구비 파이 키우는거"
진흥원 보직을 놓고 현업으로 돌아왔지만 아쉬움이 적지 않다. 아직 의사들이 마음놓고 연구를 하기에는 복지부 연구비 크기가 적다.
과거 의사들이 연구를 하려면 복지부 예산이 적은 탓에 기획재정부나 교육과학기술부 사업을 찾아야 했다.
선경 교수는 앞으로 이러한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았다. HT사업을 국가에서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의학자들이 설 곳이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선경 교수는 “과거 복지부 R&D는 500억도 많다고 여겨질 정도로 집행을 받아 줄 인프라가 부족했다”며 “현재는 암센터 등 산하기관을 모두 포함하면 약 5000억원 정도로 늘었지만 앞으로 1조원 수준이 돼야 궤도에 올랐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