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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 의약품으로 촉발된 시신유기 사건에 대한 정부의 해결책은 결국 ‘교육’이었다. 그것도 의무가 아닌 권고에 불과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최근 각 의료기관에 ‘마약류 불법사용 및 과대처방 근절에 관한 안내문’을 배포하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 안내문에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내용을 그대로 적시, 일선 의료진이 관련법에 어긋난 처방 및 의약품 사용을 할 경우 받게 되는 처벌 내용을 상세히 알렸다.
안내문에 따르면 마약류 취급자가 업무 외의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취급업무 정지 6개월의 행정처분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마약류 품목허가증에 기재된 용량 이상을 남용하거나 신체적·정신적 의존성을 야기할 우려가 있을 정도로 장기 또는 계속 투약한 경우, 마약류 사용을 금지 또는 제한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특히 식약청은 이러한 처벌 내용을 포함한 교육을 실시할 것을 일선 의료기관에 권고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에 대해 일각에서는 너무 안일한 대처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여전히 제2, 제3의 H산부인과 사태가 발생할 소지가 다분하다는 우려도 적잖게 제기됐다.
이번에 문제가 됐던 일명 ‘우유주사’는 하얀색을 띠는 수면 마취제 ‘프로포폴’로, 전신마취가 필요 없는 작은 수술이나 수면내시경 검사 등에서 진정 작용을 위해 사용되는 마약류 의약품이다.
프로포폴은 술을 마셨을 때처럼 고양된 느낌을 받아 환각 효과를 경험할 수 있고, 불면증 환자는 숙면을 취한 것처럼 개운하고 피로가 풀리는 느낌을 준다. 이런 효과 때문에 오남용 사례도 늘고 있다.
하지만 반복된 투약과 용량의 증가는 정신적, 신체적 위험으로 직결된다. 호흡기계 이상으로 인한 호흡 정지, 심장기능 저하, 저혈압 등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런 오남용의 당사자가 일반인보다 프로포폴을 접하기 쉬운 병원 의료진이라는 것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분석한 통계에 따르면 2000∼2011년 프로포폴 관련 사망자 36명 중 의사나 간호사 등 병원 관계자가 다수였다.
프로포폴을 관리하고 환자를 치료해야 하는 의료진이 오히려 오남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대한의사협회 유화진 법제이사는 “정부가 프로포폴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 작년 2월부터 마약류로 지정, 관리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료진이 마음먹기에 따라 장부 기재는 작성하기 나름이고 잔량은 폐기하지 않고 유용할 수 있기 때문에 오남용 소지는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