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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 보건소장 후임을 놓고 지역 의사회와 해당 구청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대구시의사회는 지난 21일 오후 회원 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수성구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갈등의 발단은 이달 말로 계약이 만료되는 수성구 보건소장 후임자에 누구를 임명하느냐를 두고 시작됐다. 현재의 보건소장은 계약직 의사다.
이와 관련, 수성구청은 지난 16일 보건소장 후임을 두고 인사위원회를 열어 보건소장 임명방식을 기존 개방형 방식에서 내부 승진형으로 변경했다. 외부 인사 대신 내부에서 보건소장을 임명한다는 것이다.
이 사안을 두고 대구시의사회는 수성구청 인사위 결정이 있기 전부터 "보건소장을 의사로 임명해 달라"는 청원을 해왔다. 수성구청이 2년 전에도 보건소장에 의사 대신 다른 직렬의 인사를 임명키로 해 논란을 빚어오다 결국 의사를 보건소장에 임명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의사회의 이 같은 청원에도 불구하고 수성구청이 결국 인사위 결정을 통해 의사를 보건소장 자리에 배제시키려 하는 뜻을 나타내자 의사 50여 명은 지난 21일 수성구청 앞에서 공정한 보건소장 임명을 요구하는 항의집회를 열기도 했다.
의사회는 "수성구청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며 "보건소장 역할은 행정 업무도 있지만 그보다는 지역주민의 건강증진을 위한 예방사업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자리이기 때문에 당연히 의사가 보건소장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수성구청은 "보건소장 업무가 다양하기 때문에 굳이 의사만 보건소장이 돼야 한다는 법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특히 보건소장은 위생업무도 관장하기 때문에 일반행정도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논란은 지역보건법의 규정과 관련돼 있다.
현행 지역보건법 시행령에는 '보건소장은 원칙적으로 의사의 면허를 가진 자 중에서 임명토록 규정'하고 있고, 의사수급이 원활하지 않는 등 사정이 있을 경우에 한해 보건의무직 공무원으로 충당토록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즉 원칙적으로는 보건소장은 의사를 임명해야 하지만 사정이 있을 경우 예외를 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규정은 지난 2006년 국가인권위원회가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 및 평등권을 침해하는 차별에 해당한다'며 '의사의 면허를 가진 자 또는 보건 관련 전문지식을 가진 인력'으로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해당 부처에서는 지금까지 지적된 시행령 개정을 미루고 있다.
결국 논란의 소지가 있는 관련 규정을 개정하지 않아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진 것으로 추론된다.
이와 관련, 수성구청측은 "지역보건법이 사문화 된 지금 굳이 의사를 보건소장으로 임명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며 "전국적으로 의사가 아닌 사람이 보건소장이 된 곳이 많고 이 보건소들의 업무능력이 뒤처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내부 발탁을 통해 보건소장을 임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종서 대구시의사회장은 "비록 국가인권위에서 지역보건법 시행령을 개정하라고 했지만 지역보건법의 당초 취지는 의사의 업무역량이 보건소장직을 수행하는데 적합하다는 뜻이기 때문에 수성구 보건소장 역시 의사를 임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외부에서 의사가 지원하는 것조차 원천 봉쇄하는 수성구 인사위의 결정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