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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찬반 공방을 벌이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피임약 재분류안이 결국 원점으로 돌아왔다.
결과적으로만 봤을 때 의료분쟁조정법, 포괄수가제 등 잇단 관련 정책으로 난감했던 산부인과가 피임약 분류의 현행 유지로 그나마 냉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게 된 상황이다.
산부인과 단체 관계자는 “재분류안대로 응급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이 되지 않은 것은 결과적으로 잘된 일이다. 관련 단체들 모두 협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하지만 의약분업 이후 처음 진행된 대대적 재분류 작업으로 관심을 모았음에도 불구하고 의학적 입장에서 사전피임약의 전문의약품 분류를 주장했던 의료계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점은 아쉬운 대목일 수밖에 없단 목소리도 크다.
또다른 관계자는 “현상대로 갈 것이란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다. 강력한 반발을 최소화시키는 방법은 바로 현상유지 전략”이라면서 “산부인과로서는 결국 플러스 마이너스 없는 똑같은 상황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재분류안에도 불구하고 사전피임약의 경우 일반약, 사후(긴급)피임약은 전문약으로 유지하게 된 것은 과학ㆍ의학적 판단 외적인 요소들이 작용했다.
보건복지부는 “중앙약심에서 과학적으로는 사전피임약은 전문의약품으로, 긴급피임약은 일반의약품으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하나 사용관행, 사회ㆍ문화적 여건 등을 고려해 현 분류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피임약 정책은 그동안 여성 건강 문제와 더불어 생명윤리, 여성의 지위 등 민감한 사회 화두와 연결돼 왔다.
이에 따라 일부 시민단체 측에서는 사전피임약의 전문약 전환 강행 시 헌법소원을 추진하겠다는 강경입장을 보였고, 여성계도 기본권과 선택권 침해 등을 이유로 들끓었다.
여기에 종교계는 낙태 등의 여파를 우려, 긴급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을 강력히 반대했다.
이러한 여론으로 인해 현행 분류체계를 유지하되, 사용실태 및 부작용에 대한 모니터링과 다양한 보완 대책을 추진하는 것으로 피임약 재분류는 일단락됐으나 그 여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산부인과 전문의는 “3년 후 재검토로 또 다시 유보된 셈”이라면서 “피임약을 둘러싼 논란만 재차 키운 것 같아 아쉬울 따름”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