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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가 성범죄자들에 대한 성충동 약물치료 범위를 현 16세 미만에서 19세 미만으로 확대키로 하면서 '화학적 거세' 약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화학적 거세 약물은 애보트의 루크린데포주와 아스트라제네카 졸라덱스테포주 등으로, 이들 약물 모두 전립선암 치료라는 공통의 적응증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성범죄자들의 성욕 감퇴를 위한 약물적 치료는 어떻게 이뤄질까. 약리적 그리고 제도적 측면에서 살펴보자.
남성호르몬 억제작용으로 성도착증 치료
루크린데포주를 중심으로 간략하게 살펴보면, 이 약은 최종적으로 남성호르몬 생성 억제 기전을 갖는다.
즉, 약물 성분이 시상하부에 작용한 뒤 뇌하수체와 고환까지 이어지는 호르몬 작용을 방해해 고환으로부터 분비되는 테스토스테론을 억제시키는 기전이다.
여기까지 보면 이 치료제는 성범죄자들의 성도착증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는 이론이 성립된다. 그러나 제도적인 측면에서는 비허가사항이라는 장벽에 부딪힌다. 그럼에도 치료는 가능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전 세계 성범죄자들의 화학적 거세를 위한 약물 치료에 있어, 실제 이러한 적응증을 가진 치료제는 단 하나도 없다. 우리나라 식약청 역시 이에 대한 치료 허가사항을 내 준 적이 없다.
루크린데포주 11.25mg의 허가사항 중 용법 및 용량을 살펴보면 ▲자궁내막증 ▲진행성 전립선암 ▲과다월경, 하복통, 요통 및 빈혈 등을 수반한 자궁근종에서 근종핵의 축소 및 증상의 개선 ▲폐경전 유방암 등이 급여 대상이다.
따라서 이 약의 성도착증 치료는 당연히 급여 적용이 되지 않고, 허가사항에도 포함돼 있지 않다. 하지만 화학적 거세를 위해서는 의사의 재량으로 치료가 가능한 '오프라벨'이 적용된다.
허가사항 외 '오프라벨'로 치료 진행
국내 의료법상에는 어떤 치료에 대한 특별한 금지 명령은 없기 때문에 오프라벨이 일부 인정되고 있다.
만약 오프라벨 불인정 시, 이 약물의 화학적 거세 적용을 위해서는 따로 임상연구가 진행되거나, 생산 제약사가 식약청으로부터 관련 적응증을 추가 받아야 한다. 허가사항 외로 사용을 하려면 항암제의 경우 다학제적위원회 심사를 거치는 방법이 있다.
식약청 관계자는 "화학적 거세는 허가사항이 아니다. 허가초과 사용 목적이기 때문에 오프라벨로 쓰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기존 방침대로라면 식약청 허가사항대로 약을 써야하지만, 이번 사안은 특별한 경우"라고 전했다.
복지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식약청이 인정한 효과에 대해서만 쓸 수 있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의사의 진료에는 한계가 없다. 오프라벨은 어느 정도 필요성이 있고 필요치 않은 경우도 있지만, 별다른 금지 명령은 의료법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행 성충동 약물치료법에 의하면 ▲대상자의 동의를 전제로 하지 않는 법원의 판결에 의한 치료명령 선고 ▲성폭력 수형자의 경우 대상자의 동의를 전제로 한 법원의 결정에 의한 치료명령 고지 ▲기종료자 등에 대한 치료감소심의위원회에 의한 치료명령 부과 시 성범죄자들에 대한 화학적 거세가 가능하다.
치료비는 누가 부담할까. 법무부 관계자는 "치료비는 강제치료의 경우 국가가 내지만, 치료 동의를 한 사람이 경제적 자력이 있을 경우 본인이 부담한다"고 전했다.
한편, 화학적 거세 치료가 가능한 곳은 국립법무병원을 비롯해 경북대병원, 고대안산병원, 국립중앙의료원, 동국대일산병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원주기독병원, 예수병원, 원광대병원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