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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의료원(원장 서현숙) 파업이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산별협약 이슈가 사그라드는가 했더니 징계위원회 위원 구성이 새로운 이슈로 떠올랐다. 보건의료노조(위원장 유지현)는 이를 ‘노조를 해체하려는 행위’라며 정치적으로 이슈화시켜 해법을 찾으려 하고 의료원은 파업 중 불법행위에 대해 엄벌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사 조정의 분기점인 단체협약 만료 일을 불과 며칠 앞두고 사건이 심각해지고 있다.
노조, 정치권ㆍ시민단체 통해 전방위 압박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24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화의료원이 노조파괴 전문 노무법인을 내세워 이화의료원 노조 해체를 시도하고 있다”며 “명백한 부당 노동행위이자 헌법을 유린하는 위헌적 범죄”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의료원이 ▲파업참여 조합원 끌고가기 ▲조합원과 가족에게 전화ㆍ문자로 복귀 종용 ▲파업 참가 후 귀가하는 조합원에게 강제근로 강요 ▲조기출근 및 연장근로 강제 ▲병동 감금ㆍ감시 ▲자유로운 식사 불허 ▲구조조정 앞세워 중간관리자 협박 등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19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 3차 조정에서 의료원이 들고 나온 징계위원회 구성안에 대해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의료원은 노사가 같은 숫자로 참여하고 있는 현 징계위원회 위원 비율을 조정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8일 창조 심종두 대표가 중간관리자에게 교육을 시킨 후 이러한 행동이 조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전형적인 노조 해체 시나리오”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현 상황을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을 통해 정치적으로 이슈화시켜 헤쳐나갈 계획이다.
이날도 이화의료원에는 박원석 의원, 정진후 의원, 장하나 의원(이상 무소속)이 방문하는 등 파업과 관련해 국정감사에 관여된 환경노동위원회 및 국회의원들이 이화의료원을 찾고 있다.
노조는 이러한 힘을 바탕으로 오는 26일 서현숙 의료원장을 심종두 대표가 소환된 국정감사에 부당노동행위 증인으로 채택할 예정이다.
이날 의료원장과 만남이 무산된 박원석 의원은 “상황이 이러한데 만나지 못한 것은 무책임하게 피하는 것”이라며 의료원이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25일도 의료원을 찾을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경희의료원처럼 쉽게 타결될 수 있었는데 의료원이 노무법인을 고용해 무리한 행동을 벌여 일이 커졌다”며 의료원에 책임을 돌렸다.
의료원, 노조 파업 중 불법행위 등 자행
의료원은 오히려 노조가 파업 중 불법행위를 자행하고 협약에서도 사실상 산별을 포기하지 않아 파업이 장기화됐다는 입장이다.
또 외부에 일부 불리한 내용과 사실이 아닌 내용을 퍼트리고 있다며 내부 분열은 파업보다 더 심각한 해를 끼치게 된다고 우려했다.
의료원 관계자는 교수 등 중간관리자들이 병원 정문 앞에서 아침 일찍 파업에 참여하는 노조원들을 참가하지 못하도록 유도한다는 노조 주장에 대해 “오히려 파업에 참여하고 싶지 않은 조합원이 많은데 노조에서 이들을 데려다 파업에 참여시키고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의료원은 파업 중 일어난 이러한 불법 행위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노조의 강력한 반발을 무릎쓰고 징계위원회 구성 개편을 추진하는 이유다.
의료원 관계자는 “다른 병원의 경우 징계위원회에 노사가 동수로 참여하는 경우는 없다”며 “세브란스가 유일하지만 의장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 해결된다”고 설명했다.
또 노조 주장과 달리 협상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가 문제를 제기하던 노무법인 창조와는 지난 20일 계약을 해지했다.
노조 해체는 생각해 본 적도 없다는 것이 의료원 입장이다. 서현숙 의료원장은 24일 호외를 통해 “의료원은 구조조정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고 단체협약 해지도 검토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있었던 교육에 대해서는 파업이 일어나자 해당 전문가인 노무법인을 불러 교육을 받은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화의료원은 지난 2005년부터 창조와 컨설팅 계약을 맺고 있다.
그럼에도 협약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협약 내용에 산별협약 내용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이화의료원 노조가 주장한 임금 요구안 8.7%는 산별교섭에 따른 임금 인상율이다.
서 의료원장은 “단체교섭 타결을 위해 필요하다면 노동조합 교섭 태도와 상관없이 의료원 입장도 명확히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타결 여부
단체협약 만료일은 27일이다. 단체협약 기일이 만료돼도 다음 협약이 이뤄질 때까지 기존협약을 준용하게 되지만 사측이 단체협약 해지를 주장하면 3개월 뒤부터 임금 및 근로조건을 제외한 다른 협약은 무효가 된다. 노조 전임자 등을 유지할 근거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이에 보건의료노조는 추석 전까지 집중교섭을 벌여 타결한다는 계획이지만 이처럼 노사가 동일 사안을 놓고 정반대 주장을 내세워 향후 타결 여부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