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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약산업 매출 1위, 세계 10위권’. 화려한 성적을 지닌 일본계 제약사 다케다제약의 국내 출범으로 업계 이목이 집중된 지 약 1년 반 만에 노조가 설립됐다. 업계에서도 이례적이라는 관측이다.
한국다케다제약은 작년 4월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성대한 창립기념식을 갖고 돌풍을 예고한 바 있다. 지난 9월에는 나이코메드사와 흡수합병하며 글로벌 기업의 자존심을 내세우기도 했다.
짧은 시간동안 직원 150명 돌파, 첫 회계연도 매출액도 목표치의 3배를 초과한 700억대를 달성하며 1년 만에 웬만한 국내 중견기업 매출 규모 수준까지 올라섰다.
이 같은 급성장 뒤에 직원들의 풀타임 노동이 있었지만 이것이 노조 설립 이유가 됐다는 게 다케다 김영복 노조위원장의 얘기다.
지난 17일 정규직 영업부 직원들로 구성된 다케다 노조는 한국노총으로부터 인증을 받고 공식 출범했다. 물론 다케다는 국내 공장이 없기 때문에 생산직 직원들은 없는 상태다.
노조는 통합된 나이코메드사 영업사원들과 함께 모두 50명으로 구성된다. 전체 영업부 직원 80여 명 중 노조 인원이 절반 이상이기 때문에 영업부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배경은 만들어졌다.
김영복 노조위원장은 “현재 회사는 인권 침해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휴대폰 메신저 ‘카카오톡’을 통한 회의가 새벽이 넘도록 진행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김 위원장은 “출근 9시, 퇴근 6시가 일반적인 상황이지 않은가. 그러나 우리의 일명 카톡 회의는 오후 5시 반 내지 6시부터 시작된다. 업무 보고를 포함해 회식 사진이라도 카톡에 수신되면 ‘고생하십시오’라는 답문이라도 전해야 한다. 이러한 회의는 새벽 1시까지도 이어질 때가 많다”고 하소연 했다.
그는 “예컨대 밤 10시 반에 ‘오늘은 늦어서 내일 보고 하겠습니다’라고 하면 다음 날 쓴 소리를 듣게 된다”며 “이러한 카톡 회의는 사장님 이하 전 직원이 함께하는 전체 방, 세일즈팀방 별로 나눠서 진행된다. 여기에는 직원들의 매출 성적에 대한 공식적인 서열화가 이뤄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배경에 노조 설립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관측이다. 그것도 출범 1년 반만에 말이다.
이와 관련, 사측은 다른 입장을 피력했다. 회사는 김 위원장의 노조 설립에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김 위원장이 그 동안 동료 직원에 대한 모욕과, 콜 서베이 과정에서의 근무 태만과 관련해 두 차례 징계를 받은 가운데 현재 이런 불리한 측면을 모면하기 위해 노조를 설립했다는 주장이다.
다케다 관계자는 “노조 설립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두 차례 징계 처분을 받은 본인에게 소명 기회를 주고자 노사위원회도 연 바 있다. 앞으로 2~3차례 정도 기회를 더 줄 계획”이라며 “이러한 징계 절차 마무리에 있는 상황에서 노조 설립은 하나의 회피 수단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카톡 회의와 관련해서는 사원들의 불만을 수렴해 지난주부터 전체 회의를 없앴다. 또 각각 10명 미만이 참여하는 부서별 카톡회의의 경우 효율적으로 진행하되 가급적 업무 시간에 하는 것으로 공지한 바 있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노조 설립은 시대적 흐름이지만 다케다제약의 경우 상당히 빠르다. 자연스러운 흐름은 아니다. 사측이든, 노조든 내부적인 사정이 있는 것 같다"며 "아무래도 국내에서는 신생기업이지만, 글로벌 규모가 있는 만큼 출범 이후 시스템이 빨리 자리잡은 것도 이에 한 몫하는 것 같다. 벌써부터 잡음이 들리고 있어 업계 관심이 모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