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임 1주년을 맞은 손건익 보건복지부 차관의 의료계 관련 발언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손건익 차관과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 신경전을 벌인다는 말도 나온다.
지난해 10월 17일 보건의료정책실장에서 승진 임명된 손 차관은 건강보험 최종 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등 보건의료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런 손 차관과 의료계의 갈등은 현 의협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표면화됐다. 강한 의료계를 주장하는 노환규 의협 회장 취임 직후 손 차관의 강경 발언을 쏟아졌다. 건정심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우회적으로 의협 집행부를 수차례 비판했다.
의료계를 겨냥한 손 차관의 발언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신임 의협 집행부가 취임한 5일 이후부터다. 손 차관은 5월 "건정심은 여러 분야 전문가가 모여 건강보험의 중요한 사안을 결정하는 의결기구"라며 "밀실야합이 이뤄지는 사례는 단연코 없다"고 강조했다.
건정심 구조 개편을 주창한 의협의 겨냥한 발언이었다. 이후 의협이 건정심 참여를 거부하자 발언 수위가 높아졌다.
손 차관은 '성숙하지 못하고, 사려 깊지 못한 일부 건정심 위원'이라는 표현으로 의협 집행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부 위원의 성숙하지 못한 행동에 심려를 끼쳐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며 "앞으로 우리 위원회를 합리적으로 운영하도록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포괄수가제(DRG)로 인한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으로 담당 공무원이 문자협박을 받자 강력 대응을 선언하기도 했다. 그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사람이 있다"며 의협 집행부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건정심 위원인 연세대 정형선 교수가 지각하자 "협박을 당해서 안 온 것이냐"라며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임채민 복지부 장관과 노환규 회장의 면담이 무산되고, 의협이 광고를 통해 복지부가 관료주의에 매몰됐다고 비판하자 이를 맞받아쳤다.
손 차관은 "과거 어른들로부터 존중받고 싶으면 남을 먼저 존중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왔다"며 "삶의 지혜인데, 의료계에는 그렇지 못한 분이 있다"고 노 회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그러면서 "의협 회장은 자기가 정당한 주장을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장관이)만나주지 않는다며 광고하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손 차관은 "진정성 없이 만나달라며 떼쓰기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연이은 고강도 발언에 의료계가 반발하자 손 차관은 표현 수위를 다소 낮추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9일 건정심에서 수가협상 결과에 대한 의료계의 비판을 정면으로 맞받아쳤다.
그는 "현 수가체제하에서 최선의 진료를 하는 의료진을 욕되게 하는 언행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리베이트와 관련해 "일각에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분들이 있다. 검찰과 식약청의 합동 리베이트 단속에 관해 기획수사 운운하는 것은 잘못된 발언"이라고 했다.
의료계를 향한 손 차관의 화법이 계속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집행부 경험이 있는 의료계 한 관계자는 "현 의협 집행부는 정권교체 이후에 복지부와 관계회복이 이뤄지리라 판단하고 있다"며 "복지부는 현 의협 집행부에 불편한 감정이 있다는 것을 잘 드러내고 있다"고 현 상황을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