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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강령 선포 후 연세·가톨릭의료원
교수연구동 ID카드 도입…영업사원 등 외부인 출입 제한
[ 2012년 10월 22일 18시 40분 ]

최근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이 ‘의사 윤리 자정 선언’을 했다. 자정선언문은 의사의 비윤리적 행위를 제재하는 방법과 절차를 담고 있다. 노환규 회장은 “의협 스스로가 비윤리적인 의사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그런 의사를 적발함과 동시에 법적 처벌에 적극 협조, 이를 위해 관련 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의료계 내부에서는 찬반 여론이 극명히 갈렸다. 


하지만 이보다 훨씬 앞선 2009년 연세의료원은 의료계 최초로 윤리강령을 선포했다. 리베이트 쌍벌제가 시행되기 이전이다. 그리고 지난해 가톨릭중앙의료원도 비슷한 맥락의 윤리헌장을 선포했다. 짧게는 1년, 길게는 4년 동안 스스로 얼마나 자중하고 있는지 엿봤다.


연세의료원과 가톨릭의료원 교수 연구동 출입구에는 ID카드 리더기가 설치돼 있어 외부인들의 통행에 제한을 두고 있다.


서울시 서초구 반포대로.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연구동 입구, 정장차림의 건장한 성인 남자 3명이 번호를 누르고 잠시 기다린다. “아~ 예 교수님 안녕하세요. 000입니다. 잠시 뵐 수 있을까요?” “네~ 잠시만 아아 그러지 말고 병원 1층 커피전문점에서 기다리세요” 얼마 후 내과계 A교수가 나타났다. A교수는 지난해 윤리강령 선포 후 번거롭더라도 연구실이 아닌 커피전문점에서 제약회사 영업사원을 만났다.


A 교수는 윤리강령 선포이후 가급적이면 공공장소에서 영맨을 만난다. A교수는 “내가 굳이 의심 받을 행동을 할 필요가 없다”면서 “가급적이면 만나지 않지만 가끔 만나야 한다면 내가 조금 불편해도 꼭 공공장소에서 만난다”고 말했다.


외과계 B 교수는 “윤리헌장이 발표되고 의료원 지침을 따르고 있다. 새로운 기기나 소모품 때문에 간혹 외부인들을 만날 때 의국에서 미팅하고 있다”면서 “연구실에 외부인들이 드나들지 않으니 솔직히 집중력이 더 생겨 개인적으로는 좋다”고 전했다.


서울시 서대문구 연세로 세브란스병원 교수연구동 입구에도 ID카드를 인식해야 출입할 수 있다. 내과 C 교수는 “윤리강령 선포 후 크게 달라진 점은 없는 것 같다”면서도 “예전에는 제약사 직원이나 외부인들이 노크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연구동이 새로 지어진 후에는 그런 일이 드물다”고 했다. 


C 교수는 “윤리강령 발표 이후 쌍벌제가 시행돼서 그런지 전반적인 분위기가 바뀐 것 같다”면서 “서로 불편하기 때문에 만남을 기피하는 것이 아니겠냐”고 전했다.


외과 D 교수는 “연세의료원이 처음 윤리강령을 선포했을 때는 굳이 그렇게 까지 해야하나?라는 반문을 하고 싶었지만 리베이트 쌍벌제가 시행되고 속속 혐의가 드러나는 사건들이 보도되는 것을 보니 역시 연세의료원은 다르구나 하는 자부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윤리강령’ ‘윤리헌장’ 액자 부착


연세의료원 행정부서 한쪽 벽에는 ‘연세의료원 윤리강령’ 액자가 걸려있다. 그 액자 속에는 ‘우리는 공익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정도경영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인간의 존엄성과 고객의 권리를 존중하며 고객으로부터 가장 신뢰받는 의료기관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정직하고 공정한 자세로 성실히 직무를 수행한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연세의료원 한 관계자는 “기독교 정신에 바탕을 둔 미션과 비전을 근간으로 박창일 전의료원장이 윤리강령을 제정했다. 당시 박창일 의료원장은 이를 바탕으로 모든 의사결정과 행동의 판단기준으로 삼으라고 했다”고 전했다. 


연세의료원은 2009년 선포식과 함께 윤리강령을 담은 액자를 각 부서별로 1개씩 부착했다. 또한, 포스터를 제작하고 가이드라인 소책자를 기관별, 부서별, 전교직원에게 배부해 내용을 숙지시키고 있다. 또 매년 단위기관별로 이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가톨릭의료원 역시 ‘윤리헌장’을 액자로 만들어 각 부서에 비치하고 매일 그 내용을 보며 숙지하고 있다.
가톨릭의료원 윤리헌장은 총 51페이지로 구성됐으며 가톨릭의 정체성과 사명감을 강조, 의료의 목적은 생명에 대한 봉사라고 정의했다.


또 병자에 대한 전인적 접근과 ▲출생 전 생명의 존중 ▲임종자의 존엄성 보호 ▲창의적 연구와 전문직 윤리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 ▲의료자원의 책임 있는 관리 ▲사회적 책임 등 구체적으로 나열했다.


가톨릭의료원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교수들이 의료원 지침대로 윤리헌장 내용을 숙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믿는다”면서 “윤리헌장은 개개인의 몫이며 1년 밖에 지나지 않아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의사 개개인 몫이지만 적발되면 ‘엄벌’


대다수 의대 교수들이 기관의 지침대로 윤리헌장 내용을 숙지하고 그렇게 생각하고 살기 위해 노력한다. 윤리는 마땅히 행하거나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도리이다. 그렇기 때문에 적발되면 벌이 무겁다. 지난 4월 리베이트 수수 혐의로 가톨릭의료원 P 교수가 검찰에 적발됐다. 혐의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진료중단 조치가 내려졌다. 이 후 압수수색을 받고 사직서를 제출, 병원을 떠났다.


가톨릭의료원 한 관계자는 “리베이트를 받은 기간은 윤리헌장을 선포하기 이전이었지만 병원 명예를 훼손해 자진 사직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스스로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리베이트를 받은 사람은 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그중 리베이트인지 알고 받은 사람도 있겠지만 모르고 받은 사람도 있었을 것”이라면서 “우리 병원 의사들은 윤리헌장을 숙지하고 있어 앞으로는 리베이트에 연루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도경기자 kimd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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