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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학 관련 학술대회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내국인 일색이던 행사장에 최근들어 부쩍 파란눈, 검은피부, 노랑머리 외국인들의 모습이 늘고 있다.
과거 국내 학회가 세계대회를 유치, 국제행사를 치렀던 적은 종종 있었지만 최근에는 국내 학술대회 자체를 국제행사로 격상시키는 학회들이 늘고 있다.
실제 대한의학회에 따르면 국내 춘·추계학술대회를 국제행사로 전환하려는 신청 건수가 최근 1년 간 72건에 달했다. 이는 유례없던 상황이라고 의학회는 전했다.
이러한 학회들의 국제학술대회 전환 움직임은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 이후 각박해진 살림살이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학술대회 개최에 제약이 많은 국내행사 보다는 상대적으로 스폰서 지원 등이 수월한 국제행사로 치르는게 낫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제약협회와 다국적의약산업협회 등이 제정, 운영하고 있는 공정경쟁규약을 살펴보면 각 학회들의 판단이 무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우선 국내 학술대회의 경우 주관자인 학회가 등록비나 회비 등 자체 예산으로 행사에 소요된 총비용의 20% 이상을 충당해야 한다. 더욱이 오는 2015년부터는 30% 이상으로 늘어난다.
만약 학회가 이 규정을 지키지 않거나 비용결산 내역 등을 공개하지 않을 경우 제약협회나 다국적의약산업협회는 회원사의 지원을 금지시킬 수 있다.
반면 국내 개최 국제행사의 경우 이러한 제약이 없다. 회원사는 학술대회명과 지원액 등을 협회에 사전 신고하면 해당 행사에 대한 직접 지원이 가능하다.
주최자인 학회도 자체비용 20% 충당 조건을 적용받지 않는다. 즉 순수 스폰서 지원만으로도 행사를 치를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제약사들의 지원액에도 제한이 없어 의견조율만 이뤄지면 수 억원의 지원액을 받아도 무관하다. 실제 일부 학회는 한 업체 당 1억원 이상의 지원을 받은 바 있다.
부스 운영에도 국내행사와 국제행사 간 차이가 있다. 국내 학술대회의 경우 부스 1개 당 200만원으로 책정돼 있지만 국제행사는 300만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 학회들은 국제행사로의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실정이다. 어차피 치러야할 학술대회라면 비용부담이 덜 수 있는 국제행사가 낫다는 판단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국제행사로 격상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 학술대회를 국제행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일정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우선 학술대회는 이틀 이상 치러져야 하고 최소 5개국, 150명 이상의 외국인 참석자들이 등록을 해야한다.
이 여건이 충족되면 대한의학회 심의를 거쳐 최종 국제행사로 승격을 인정받게 된다. 의학회는 기본 여건뿐 아니라 학술적 가치 등을 총괄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대한의학회 관계자는 “최근 국내 개최 국제행사에 대한 신청이 급격히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리베이트라는 단편적 이유가 아닌 국제무대에서 달라진 한국의료의 위상 등이 반영된 현상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