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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년'이란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다국적기업 머크가 한국의 전통미에 빠졌다. 현지법인 문화와의 접목 수준을 넘어 한국 고유예술에 흠뻑 취한 모습이다.
머크의 한국 미술 사랑은 해마다 제작하는 달력에 그대로 투영돼 있다. 새해를 맞기 전 대부분의 기업들이 달력을 제작하지만, 한국머크 달력은 확실한 차별성을 갖는다.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한국작가를 발굴, 그의 작품을 달력을 통해 공개함으로써 머크 본사와 다른 국가에 한국 미술을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작가들이 우수한 실력에도 불구하고 인지도가 낮아 주목 받는 기회가 없는 점을 감안, 한국머크는 이들 작가 발굴에 열중했다. 특히 달력 제작 발표회에 작가들이 직접 작품을 설명하는 기회도 제공했다.
달력을 통한 한국미술 알리기는 지난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각국의 머크 직원들이 업무 시 꼭 필요한 달력을 제작, 전 세계 머크 지사에 한국 미술을 알릴 수 기반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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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013년 달력(좌측부터) |
한국머크 대표이사와 임원들이 직접 갤러리에서 정보를 얻어오거나 전문가에게 추천을 받아 작가를 선정한다. 후에 임원회의를 통해 컨셉에 맞는 작가와 작품을 최종적으로 선택한다.
머크 관계자는 “선호하는 작가나 미술 분야는 없다”며 “현재 2016년까지 달력 제작 컨셉이 정해져있다”고 밝혔다.
머크는 2010년 달력에 오인순 작가를 선정한 것과 관련, 오 작가는 젊은 여성이면서 한국의 서정성을 강조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2011년에는 이계송 작가의 작품을 달력에 실었다. 이 작가는 머크 연구소가 위치한 평택에서 태어나고 60세 이후 까지 평택에서 활동했던 것이 컨셉과 잘 맞아 떨어졌다.
또 청(靑), 적(赤), 황(黃), 백(白), 흑(黑)의 전통 오방색을 사용해 그림을 그리는 작가를 발굴해 전통미를 소개하고자 했던 머크의 방향과도 어긋나지 않았다.
그리고 2012년 올해 배포된 달력에는 전통 한복을 사진처럼 정밀하게 묘사한 정명조 작가를 선정했다. 젊은 여성이자 그림에 대한 무한한 상상력을 갖고 있는 정 작가의 작품을 선택해 한복의 아름다움을 소개하기 위해 힘썼다.
한국 머크 관계자는 2013년 달력에 김지혜 작가를 선택한 이유로 “한국의 얼굴과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산수화 작품을 고르던 중 강렬하고 아름다운 색채와 컬러, 의미의 혼합을 강조함으로써 전통에서 현대를 보여주고자 한 작품의 능력을 높이 산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지혜 작가 작품에 대해 “우리의 전통적인 그림을 인용해 재구성한 코리아-팝 아트”라고 설명했다.
2013년도 달력 주인공 김지혜 작가는 옛 시대와 현대의 아이콘을 결합한 그림을 필두로 하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다.
그는 작품에 대해 “자연스럽게 발전하도록 놔두는 편이다”며 “그림은 보여주는 예술이고 ‘그 때’만 할 수 있는 작업들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물 흐르듯,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향후 몇 년 동안은 ‘전통’이라는 모티브를 기반으로 한 작업에 매진할 것"이라는 의사도 전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