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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에 이어 서울의료원이 편법으로 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대기업 참여 하한제’를 역행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형 SI(시스템통합) 업체들의 시장 독식을 막겠다”며 정부가 내놓은 대책을 두고 계약기간을 늘리고, 통합발주 형태로 사업규모를 키워 대기업들이 수주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식경제부는 SW(소프트웨어) 산업진흥법 제24조 2의 개정을 통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SI기업의 공공시장 신규 참여를 전면 제한하고 있다.
내년 1월 시행 전까지 지경부는 관련 고시를 개정, 매출 8천억원 이상 대기업은 80억원보다 규모가 작은 사업은 참여하지 못하며, 8천억원 미만 대기업은 40억원 이상 사업만 참여토록 규정했다.
국립암센터는 지난 5월 정보전산시스템관리용역 사업을 시행하면서 작년까지 1년씩 계약하던 것을 2년으로 늘렸다. 사업규모도 33억원에서 66억으로 두배가 됐다.
이에 따라 대기업 참여가 가능해졌다. 이제까지 의료IT 전문 중소기업이 지속해오던 이 사업은 결국 현대정보기술이 수주하게 됐다.
서울의료원도 통합의료정보시스템 운영용역 사업을 진행키로 결정하고 최근 95억원에 달하는 사업을 발주했다. 지난 6월 진단컨설팅을 실시한 결과다.
의료원은 3년을 묶어 120억원을 책정했지만 서울시 계약심사과는 원가분석 등을 통해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금액으로 최종 94억8321만원을 산정했다.
이를 두고 한 중소업체 관계자는 “공공의료기관마저 겉으로는 중소기업 육성을 외치면서 실제로는 대기업들에 일감을 몰아주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 같은 편법은 제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행정안전부 ‘IT아웃소싱 운영관리 매뉴얼’은 장기계약의 경우 금액이 커서 부정행위에 대한 유인동기가 상대적으로 크고,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서울의료원의 이번 사업은 진단컨설팅을 담당했던 대기업 L사가 차지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서울의료원 측이 시스템 유지‧보수사업으로는 이례적으로 3년을 묶어 모든 업무를 통합 발주, 규모를 키우면서 L사가 들어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의료원 관계자는 “시스템 유지보수는 1년 단위로 나눠서 업체를 선정하는 것 보다는 상대적으로 장기간 한 업체에 맡기는 편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히려 중소기업에 가산점을 주는 등 경쟁력을 갖춘 업체가 사업을 수주하도록 최대한 공정히 심사할 계획”이라며 “특정 업체 밀어주기는 경쟁업체들 사이에서 나온 루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감사원은 최근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정보시스템 유지보수 장기계약을 맺은 국가기관 17곳 가운데 기상청 등 5곳이 대기업 참여 하한제를 회피, 대기업과 계약을 맺은 사실을 적발한 바 있다.
감사원은 “업무가 매년 반복되는 유지보수 사업은 다년 계약을 맺을 필요성이 적다”면서 “국가기관의 정보시스템 사업을 장기 계약이나 통합발주로 사업액을 높여 대기업과 계약하는 일이 없도록 대기업 참여 하한금액 기준을 개정하라”고 권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