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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료원이 “대기업 수주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규모를 키운 통합발주 형태를 강행한 것은 현재 운영 중인 의료정보시스템이 안고 있는 결함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표면적으로는 시스템 운영과 관련, 유지‧보수 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칫 시스템 마비로 이어질 수 있는 사태를 우려, 아예 전면 재구축하려는 것이다.
공공기관이 불과 2년 만에 같은 사업을 반복하면서 야기될 수 있는 “국민 혈세 낭비 지적을 회피하기 위한 편법”이라는 업계의 일부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의료원은 통합의료정보시스템 운영용역 사업을 진행키로 결정, 95억원에 달하는 사업을 발주했다. 지난 6월 진단컨설팅을 실시한 결과로 당초 의료원은 120억원의 사업비를 책정했다.
이 과정에서 시스템 유지‧보수사업으로는 이례적으로 3년을 묶어 모든 업무를 통합 발주했다. 이를 두고 중소업체들은 “편법을 통해 대기업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고 있다”고 반발했다.
서울의료원 측은 “시스템 유지보수는 1년 단위로 나눠 업체를 선정하는 것 보다는 상대적으로 장기간 한 업체에 맡기는 편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지만, 다른 목적을 가진 정황이 포착됐다.
데일리메디 확인 결과 지난 2011년 완료, 현재 운영 중인 통합의료정보시스템은 적지 않은 문제들이 불거지면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실제 진료와 병동기록의 데이터 전달 지연 및 오류가 빈번하다. 의사일정 관련 데이터 불일치로 수술일정 및 진료의뢰 등은 수작업을 병행, 업무 가중도 커지고 있다. 의무기록 통계분석 항목 축소로 감사 및 국회 요구자료 등도 인력이 직접 참여해야 한다.
의사 오더 시점과 간호 오더 시점의 불일치로 인해 투약관련 환자 불만도 제기된다. 원무 데이터 불일치도 빈번, 원무 청구금액이 진료금액과 차이가 발생하고 있으며, 건강보험청구 취소 빈도도 높은 상태다.
이 외에도 사회사업을 위한 시스템 지원 불량으로 현재 일부 수작업을 통해 진행된다. 이는 기존 OCS에서도 자동화된 기능으로 보건소와의 데이터 연계를 통한 진료기록 조회 및 전달 역시 어려운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문제가 서울의료원의 통합의료정보시스템 중 EMR(전자의무기록)은 GE제품이지만, OCS(처방전달시스템은)은 GNSK가 구축한데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의사 등 사용자가 쓰는 화면은 1개지만 가동중인 시스템은 서로 다른 이기종이기 때문에 속도, 데이터 불일치 등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발생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정보시스템은 한 회사에서 만든 하나의 시스템이어도 제대로 운영되기 힘든 복잡한 구조”라며 “서울의료원의 경우 서로 다른 회사의 이기종 시스템이 연동되기 때문에 적지 않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의료원은 이번 운영사업을 이 같은 통합의료정보시스템이 가진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하는 기회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템 재구축에는 최소 50억원 이상의 비용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비난에도 불구, 3년, 120억원이라는 방법을 택했다는 것이다.
실제 의료원이 공개한 RFP(제안 요청서)에는 ‘추가제안’이라는 사업범위가 들어가 있다.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전체 RFP 내용의 절반 가량은 EMR 신규 구축을 적시하고 있으며,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
사업자 선정에 당락을 가를 수 있어 업체로서는 무시할 수 없는 사항이다. 일부에서는 지난 6월 통합의료정보시스템 진단컨설팅을 담당했던 대형 SI업체인 L사와 이 같은 내용을 사전 합의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만약 사업자가 추가 제안을 안한다면 불필요한 과다 운영예산을 잡아 사업자에게 주는 것이지만 추가제한을 한다면 이 또한 명백한 국민 세금 낭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의료원 관계자는 “지적된 일부 기능 작동 불능은 통합의료정보시스템을 운영중인 어느 곳에서나 나타날 수 있는 문제”라며 “일부 시스템 재구축의 경우 보완 및 개선보다는 새로 만드는 편이 수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