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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이식 환자들이 면역억제제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해소됨에 따라 장기이식 역사의 큰 획을 그었다는 평가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와 조혈모세포이식센터는 최근 만성신부전으로 혈액 투석중인 환자의 신장과 골수 이식을 동시에 진행, 면역관용을 유도하는 쾌거를 이뤘다. 면역관용’이란 수혜자가 공여자의 이식장기에 대해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면역상태를 말한다.
지금까지 장기를 이식 받으면 환자의 면역 시스템이 이식받은 장기를 공격하는 거부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이러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했다.
하지만 면역억제제를 오래 복용할 경우 당뇨, 고관절 괴사 등의 부작용의 위험이 있어 이식 환자들은 평생 가슴을 조리며 생활해야 했다.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은 면역관용을 유도하기 위해 환자 누나의 신장과 조혈모세포를 함께 이식,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시도했다.
골수이식을 통한 장기이식에서의 면연관용 유도는 최근 미국 하버드의대, 노스웨스턴 대학을 중심으로 시도되는 최첨단 이식술로, 국내에서는 서울성모병원에서 최초로 성공했다. 이번에 시술을 받은 류기연(남, 38)씨는 2004년부터 사구체신염을 앓다가 올해 신장 투석을 할 만큼 건강이 악화됐다.
류씨는 서울성모병원 의료진과 상담 중 수술 후 면역억제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되는 신 의료기술을 접하고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신장과 조혈모세포를 줄 공여자를 찾는 일. 다행히 6남매 중 막내인 류씨의 첫째 형과 누나 둘이 검사를 받았고, 넷째 누나 조직이 50%로 일치했다.
연구진은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합병증을 최소화하는 수술계획을 준비하기 위해 수 차례 회의를 거쳐 최종 프토토콜을 정했다. 수술 2주전부터 공여자의 말초혈액으로부터 조혈모세포를 채취, 냉동보관했다.
수술 일주일 전부터 신장 공여자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할 수 있는 조건을 조성하기 위해 방사선 치료를 시행했다.
드디어 지난달 29일 신장이식에 이어 다음날인 30일 조혈모세포이식 수술이 이뤄졌다. 이튿날에는 격리병동으로 옮겨 집중 치료를 받았다.
의료진은 이식편대숙주병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였고 백혈구 감소로 인한 감염, 위장관합병증, 출혈 등의 합병증을 발생하지 않아 오늘(17일) 퇴원했다.
장기이식센터장 양철우 교수(신장내과)는 “면역억제제가 필요없는 장기이식이 현실로 다가왔다”며 “향후 면역억제제를 감량해 최종적으로 약제를 끊는 과정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이식은 우리나라 의료계의 큰 획을 긋는 역사적인 일로 기억될 것”이라며 “국내 의료가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혈모세포이식센터 김희제 교수(혈액내과)는 “이번 조혈모세포이식이 100% 성공해 앞으로 이식수술을 받는 환자가 면역억제제를 먹지 않아도 되는 희망적인 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동시이식 수술은 서울성모병원 선도형 면역질환융합연구사업단이 주관하고 복지부의 지원으로 추진한 의료 신기술 사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