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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질병을 앓는 환자들은 우울증에 쉽게 노출돼있다. 어쩌다 질병을 얻게 됐는지 한탄하다 보면 분노에 휩싸이고 화를 조절할 수 없는 경우가 다반사다. 마음 속에 분노가 있으면 치료에 대한 협조나 지속성이 늦어 궁극적으로 ‘회복’이 더뎌진다.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이 특수치료를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으면 회복 속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확신한다.”
가천대학교 길병원은 최근 ‘특수치료센터’를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과거 암센터와 호스피스센터에서 시행되던 미술 및 심리 등의 특수치료가 새로운 형태를 갖추면서 하나의 진료 프로그램으로 거듭났다.
기존 치유를 받던 환자들이 지속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당 센터의 특수치료 프로그램은 유지하되, 원내에 센터 공간을 별도 마련했다. 진료과 모든 입원 환자를 비롯해 외래 환자와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영역을 넓힌 특수치료센터는 ‘환자, 시민들의 질병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치료하겠다’는 목표를 지향한다.
센터는 황정국 센터장(가천대학교 특수치료대학원 미술치료학과 교수)[사진]를 중심으로 미술을 비롯해 음악, 심리인지, 언어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신체 질병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치유되도록 노력"
황정국 센터장은 “크고 작은 병을 얻어 병원에서 치료받는 환자들이 진료 후 약 1시간의 프로그램을 경험한다면 신체적 질병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치유됨으로써 빠른 회복 능력을 보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황 센터장은 “프로그램은 음악치료, 심리인지치료, 언어치료를 담당하는 3명의 교수와, 그들의 지도하에 임상실습에 참여하는 가천대 특수치료대학원 학생들이 운영하고 있다”며 “아직은 환자들이 생소해 하는 부분이 있지만 정착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수치료 교수진은 현재 정신병동 등 특정 병동을 순회하며 입원 환자 방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상담 시간표에 따라 개별적·집단적으로 타 과 입원환자 및 외래 환자들을 만나고 있다.
‘30초 진료시대’라 불릴 만큼 외래 진료 시간이 짧을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특수치료센터는 환자의 마음을 약 1시간 동안 들을 수 있는 소통과 공유의 창구로 보여진다.
황정국 센터장은 “특히 교통사고를 당해 장애나 아픔을 얻은 재활의학과 환자들이 심리적 충격과 상실감을 겪는 경우가 많다. 현재 상황을 인정하지 못하면 불안감과 분노를 얻게 되고, 재활치료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의 마음을 만지는 부분이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부분일지 모르겠으나 보이지 않는 심리적 상처를 치료했을 때 시너지 효과를 얻어, 훨씬 좋은 회복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황정국 센터장는 가장 기억에 남는 상담 환자가 누구였냐는 질문에 “최근 재활의학과 치료를 받았던 60대 남성 환자였다”고 답했다.
초기 치료 당시에는 굉장한 짜증과 온갖 신경질을 내던 환자가 한 달여간 상담을 받으면서 점차적으로 마음이 온화해지고 치료에도 적극 협조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환자들이 센터를 통해 치료에 대한 희망과 위로를 얻고 재활 의지도 상승해 병원을 떠날 때에는 좋은 기억을 안고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것이 그의 소망이다.
황 센터장은 다만 “아직은 센터가 시작하는 단계라 인지도가 낮다”며 “추후 의료진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해 환자들에게 적극적인 홍보를 한다면 더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환자와 시민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하기 위해 우리가 모든 것을 준비 해놓고 기다리겠다”며 “현재는 재활의학과 쪽 환자들의 관심이 높지만 산후 우울증 위험에 노출된 산부인과 환자, 극심한 스트레스로 다른 질병을 얻는 일반 시민들이 병원을 찾는다면 삶의 질을 높이는 부분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