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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의 ‘보험정보원’ 설립은 삼성생명의 ‘의료민영화 전략보고서(2005년)’ 내용과 동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위가 구상하고 있는 보험정보원 설립에 대해 공보험(건강보험) 진료정보가 민간으로 유출돼 거대 보험사의 이익창출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민주통합당 민병두(국회 정무위원회)·이학영(보건복지위원회)의원은 29일 국회 헌정대강당에서 '보험정보원 설립,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제목으로 긴급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민병두 의원실의 최병천 정책보좌관은 발제문을 통해 삼성생명의 전략보고서 내용을 공개, 금융위가 구상하고 있는 보험금 지급 심사체계 흐름도가 삼성의 의료비 지급방식 개선 내용과 매우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실손보험 종합대책 역시 삼성생명의 보고서에 제시돼 있는 ‘진료정보와 심사정보를 공보험과 민간보험이 상호 공유한다’는 내용이 일치한다.
최병천 정책보좌관은 “금융위가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삼성생명의 2005년도 전략보고서 내용과 동일하다”면서 “보험정보원의 설립은 거대 보험사의 실익으로 이용될 뿐”이라고 비난했다.
금융위가 계획하는 보험정보원이 설립되면 의료분야의 진료정보와 보험분야의 심사정보가 통합되는 의미를 갖는다.
공보험과 민간보험이 정보를 상호 공유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보험정보원을 매개로 급여와 비급여 정보가 함께 통합 관리됨은 물론 이러한 내용들이 삼성생명의 전략보고서 내용 중 ‘민영의료보험의 모델 1,2,3단계’ 내용과 일관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삼성생명 보고서의 4단계는 ‘공보험의 요양기관 당연지정제도를 폐지하고 자유계약제도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병천 보좌관은 “금융위가 사실상 의료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힐책했다.
의료계·보건의료노조·시민단체·학계 등 "반대"
이에 의료계는 물론, 보건의료노조와 시민단체, 학계전문가 등은 보험정보원 설립에 대해 우려와 질타를 쏟아냈다.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대표는 “집중화 일원화가 굉장히 좋은 용어 같지만, 제어하지 못할 때는 큰 피해가 온다”면서 “이미 민간이 관리하고 있는 정보를 공공기관으로 옮기겠다는 발상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이냐”며 반문했다.
사회보험노조 정책위원회 강창구 의장도 "실손형 의료보험에 대한 심사를 심평원에 위탁하겠다는 것은 비급여 의료비 청구내용, 즉 심사를 강화해 지출을 줄이고 공보험의 정보를 이용해 건강한 사람만 골라 가입시켜 민간보험사의 이윤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라고 맹비난했다. 단국대 의대 교수인 박영욱 변호사는 “법적으로 진료기록 열람에 대한 규정은 판사가 명령을 내려야만 가능할 정도로 굉장히 엄격하다”며 “의료법상 환자의 진료기록에 대한 보호는 엄격해야한다. 가입자 본인의 동의 없이 기록이 공유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김종명 의료팀장 역시 “실손보험은 건강보험에서 책임지지 못하는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 진 것”이라면서 “실손보험이 심사기준을 갖겠다고 하는 것은 건강보험과 대등한 역할, 경쟁모델로 가겠다는 선언이며 실손보험에서 비급여를 심사해 진료비를 지급한다는 것은 애초에 규정됐던 역할을 벗어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병원협회 박상근 부회장 또한 “심평원 위탁 심사를 통해 규제를 강화하게 될 경우 의료기관에서는 진료비 삭감을 우려해 소극적인 진료를 수행하게 될 것이며, 이는 곧 의료서비스의 하향평준화, 국민 피해로 귀결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사무금융연맹 정소성 교육선전실장은 “금융위 관계자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서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이해관계자 측면에서 병원, 보험사, 금융당국 등의 여러 관계자가 있지만 정작 정보주체는 보험계약자”라면서 “국민은 전혀 모르고 있는데 보험정보 당사자들의 동의 없이 특정한 곳으로 정보를 옮기는 것이 적법한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한편, 금융위 이병래 금융서비스 국장은 토론회 시작과 함께 “현재로서는 결정된 것이 없다. 어떠한 형태라도 보험정보원 등의 별도 기구는 설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병래 국장은 “보험정보 집중체계와 관련해서도 아직 구체적인 방향이나 계획이 결정된 바가 없으며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결정하겠다”는 발언 후 다른 패널들의 토론이 시작되기도 전 토론회장을 빠져나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