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희의료원(원장 임영진) 노동조합이 연구용역까지 의뢰하며 병원의 중장기적인 발전 방안 모색에 팔을 걷어붙였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산별노조인 경희의료원 노동조합이 이른바 ‘Big 4’ 병원에 밀려 침체기를 걷고 있는 경희의료원 살리기에 적극 나선 것이다.
지난해 6월부터 ‘환자 · 노동자 친화적인 경희의료원 발전 방향’이란 주제의 연구 용역을 3200만원을 투자해 외부에 맡긴 상태다. 연구 용역 결과는 3월 말이나 4월 초 도출될 예정이다.
연구를 맡은 담당자는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종진 박사와 경영자문 컨설팅 업체 렉시콘 장재규 박사이다. 김종진 박사는 조직문화와 고용구조 개선을, 장재규 박사는 경희의료원 발전방안 등에 대해 각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 용역비는 전액 노조 쟁의기금으로 마련됐다. 경희의료원 노동조합 조은숙 지부장은 “대의원 회의에서 ‘어떻게 살아남을까’가 아닌 근본적인 원인을 찾기 위해 다각도로 방법을 고민하다가 전문성 확보를 위해 외부 연구 용역을 의뢰하게 됐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한방병원, 치과병원 등을 갖추면서 90년대 초까지 경희의료원은 대형병원으로서의 위상을 갖춰왔지만 작금에는 뛰어난 자금력을 앞세운 초대형병원들에게 밀려 예전만큼 외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과거의 위상을 되찾고, 거점병원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경희의료원 노동조합은 이번 연구 용역을 토대로 선순환 구조 확립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환자·보호자가 스스로 찾게 되는 병원 위상 절실"
노조가 희망하는 선순환 구조란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 환자 및 보호자 스스로가 찾게 되는 병원 환경을 만들고,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금을 다시 의료 환경 개선과 직원 복지에 재투자하는 방식이다. 국내 의료 환경의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결국 해답은 ‘환자’에게서 찾을 수 밖에 없다는 전언이다.
경희의료원 노동조합은 현재 ▲질 좋은 서비스 제공 등 환자들을 위한 대안 제시 ▲공공재 성격을 띤 병원 운영에 대한 감시 ▲조합원들의 처우 개선 등의 목적을 갖고, 공론의 장 마련에 나서고 있다.
조은숙 지부장은 “경영진이 의료계의 전반적인 흐름보다 지엽적인 사고를 견지한 채 병원 운영에 나서고 있는 것 같다”며 “산재된 현안 해결을 위해서는 미래지향적인 시각을 갖고, 개선방안 도출에 중지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합원 역시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주인의식을 갖고 과감히 병원 내부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며 “본인 스스로가 병원과 환자의 긍정적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 내려는 노력을 펼쳐나갈 때 경희의료원은 현재의 침체기에서 탈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또한 1조 클럽에 가입돼 있는 병원들이 우리나라 건강보험료 30~40%를 흡수해 가는 기형적인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선 국내 대형병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사립대병원이 살아나야 한다는 것이 조은숙 지부장의 생각이다.
그는 “공공재 성격이 강한 의료의 커다란 축을 담당하고 있는 사립대병원들이 의료 양극화로 인해 운영난에 허덕이는 구조는 분명 잘못됐다”며 “병원 내부에서도 자구책을 마련하겠지만, 정부가 이 점을 유념해 의료체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