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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새 정부의 기조로 국민행복시대를 내건 가운데, 국민의 정신건강 향상을 위해 OECD와 함께 국민들의 정신건강 실태 및 정책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국제 세미나가 마련됐다.[사진 上]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은 최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보건복지부와 공동으로 OECD가 본 한국의 정신건강정책 과제 국제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보이는 등 국민정신건강의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 보건복지부의 요청에 OECD가 응해 이뤄진 자리다.
발표된 자료는 지난해 7월 9일부터 10일 간 복지부와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이 공동으로 주관해 이뤄진 OECD의 실태조사의 최종 보고서였다.
OECD가 본 한국의 정신건강 실태
이날 발제를 한 OECD 자문관 Susan O’Connor[사진 左]은 한국 정신건강 실태에 대해 “대한민국은 높은 정신적 스트레스 징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치료 격차가 존재하고 있으며, 정신과 치료의 긴 재원일수, 경증 정신질환의 입원치료 외 대안 부족 등 정신보건의료상의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알코올·게임·인터넷·약물 중독, 우울증, 자살 관련 자료를 통해 한국의 높은 정신적 스트레스에 대해 지적했다.
특히 “국민 정신건강의 리트머스 시험대로서 한국의 자살률은 충격적인 현실을 드러낸다”고 진단했다.
그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자살률은 OECD 회원국 중 압도적 1위다. 대다수 OECD 회원국들은 1995년 이후 자살률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한국은 모든 연령층에서 자살률이 153.6%나 증가했다.
Susan O’Connor은 입원치료 중심인 한국의 정신질환 치료 과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의 정신과 병상 수 증가 현상은 대다수 OECD 회원국들의 추세와 반대되는 현상”이라며 경미한 우울증 등에도 입원 치료가 이뤄지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밖에 그는 ▲OECD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재원일수 ▲높은 입원율 ▲지역사회 의료 부재에 따른 입원치료 외 대안 부족 ▲일차의료 부족에 따른 과소치료 및 부적절한 치료 등을 꼽았다.
OECD '3가지 권고'
OECD는 한국의 정신건강 실태를 파악한 후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 3가지 사항을 권고했다. 첫 번째는 입원 중심 치료에서 지역사회 기반 치료로의 전환이다. 지역사회 기반 치료 확대 등을 통해 사용자를 관여시켜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일차의료 역할 확대 및 입원시설 진료기준 대폭 개선 등이 실행 과제로 제안됐다.
Susan O’Connor은 우리나라의 수가체계에 대해서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병원, 요양시설, 의료전문가 등이 제공한 서비스만큼 보상을 받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모든 국민이 모두 양질의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신질환이 지역사회 기반 치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적절한 수가 조정이 있어야 국민들이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두 번째는 국민의 정신건강증진이다. 이를 위해 OECD는 경증 정신질환에 대해 영국에서 이뤄진 대규모 심리치료 접근성 개선 프로그램(IAPT·Improving Access To Psychological Therapies) 적용을 권했다.
이미 마련 돼 있는 IAPT 프로그램을 한국적으로 변형해 적은 비용으로 낙인효과를 줄이며 환자의 빠른 회복을 도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경증 정신질환에 대해 다양하고 적절한 근거기반 치료 제공, 일터에서의 정신치료 연계성 확대 등을 실행과제로 내놨다.
마지막 권고 사항은 관리체계와 리더십이다. 건강증진을 위해서는 보건복지부를 넘어 광범위한 범부처적 접근이 요청되나 전체를 포괄하는 주무부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Susan O’Connor은 “정신건강에 대한 정부 예산 투입을 확대하고 복지부와 교육부·고용부·여성가족부·문화부 등과 정책적 연계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까지의 권고 사항을 가능케 하는 것이 중앙·지방정부이다. 중앙·지방정부가 시스템 중 부족한 부분 파악 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지원하며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이것이 관리체계와 리더십이 필요한 이유다”라고 전했다.
그 외 가장 효과적인 접근에 대한 집중적인 지출 확대,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부처 및 영역 간 조율 개선, 상위부처의 통합예산 등 재정적 인센티브 등을 통한 정신건강 정책 조율 강화 등을 제안했다.
국내 전문가들 "큰 틀에서 동의하나 각론에서는 의료환경 등 차이"
토론에 나선 각계 전문가들은 OECD 권고안에 대해 대체적으로 공감했다. OECD가 한국 정신건강정책의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 한국에 필요한 해결책을 내놨다는 평가다. 하지만 영국 등과는 의료환경 차이 및 한정된 재원 등이 언급돼 이견을 보였다.
김준수 교수(서울의대 정신건강의학과)는 “재원일수가 많다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왜 한국 사회에 재원일수가 많은지 알 필요가 있다. 한국에는 병원 밖에 있는 환자를 돌볼 보호자나 사회적 일손이 없다. 이는 사회 복지 시스템과 연결된 의료 외적인 부분이다. 사회적 부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한정된 재원에 대해서도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역설했다. 그는 “재원이 충분하다면 OECD에서 제안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형편이 그렇지 못하다. 한정된 재원을 어떻게 투자할 것이냐를 고민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종국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신보건의사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지속가능한 정책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문제를 알고 있고 답도 알고 있다. OECD가 권고한 것을 실행하는 것은 우리다. 지금까지의 정신보건정책은 용두사미로 끝나거나 사장됐다. 설계도 없이 집을 짓는 느낌이다. 계획을 세울 때 멀리 보고 다양한 경험을 가진 정신과 의사들이 함께 설계도를 그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복지부가 약속한 국민 정신건강을 위한 노력
복지부 진영 장관은 서면을 통해 이번에 발표된 OECD 보고서의 의의를 밝히고 국민 정신건강을 위해 복지부가 실행할 몇 가지를 약속했다.
먼저 그는 “OECD 보고서는 정신건강 악화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하고, 국민들이 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정신건강 지원체계 구축을 위해 방법을 모색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진 장관은 정신건강 지원체계 구축의 첫걸음을 떼기 위해 정신보건법을 ‘정신건강증진법’으로 개정해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적기에 적절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법적 기반 마련을 약속했다.
이어 “국가 정신건강 시스템의 체계적 개편을 지원하기 위해 국립정신건강연구원을 설립하고, 자살·중독 등 사회적문제에 대해 범정부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기구와의 협력과 교류의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선진국 수준의 정신건강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OECD, WHO 등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