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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부단히 움직였다. 교통비만 어림잡아 1억원. 300km 거리의 서울과 광주를 수도 없이 오갔다. 젊었을 때는 자동차로, 기력이 부치기 시작해서는 버스와 기차로 달렸다. 순전히 ‘피(血)’에 미친 탓이었다. 조혈모세포이식학회, 소아혈액종양학회, 혈액학회 등에서 요직을 두루 거치며 혈액 질환 퇴치에 청춘을 바쳤다. 그 와중에 조직 내부에서도 병원장을 비롯해 굵직한 보직을 역임, 광주와 서울을 종횡무진했다. 편히 쉴 팔자가 못되는 걸까? 퇴임 후에도 혈액과 관련한 또 다른 중책이 주어졌다. 그것도 다름아닌 서울에서 말이다. 한국혈우재단 황태주 이사장. 그는 지금도 서울과 광주를 오가며 한국 혈액 질환 치료에 새역사를 쓰는 중이다.
-혈우재단 이사장 취임 1년을 맞는 소회는 지난 1년 간 재단에는 안팎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런 일들을 통해 재단이 환우들을 위해 공정하고 바르게 운영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환우단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혈우병 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국내 혈우병 사회의 발전에 공통적인 목표가 있음을 확인했다.
-혈우병의 현주소를 진단한다면 전세계 혈우병 환자는 16만7000명을 포함해 26만8000여 명의 출혈질환자가 파악돼 있다. 그렇지만 일반적인 혈우병 유병율을 감안하면 혈우병 환자만 7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곧 저소득 국가를 중심으로 아직 진단을 받지 못한 환자들이 많다는 뜻이고, 미진단 환자들이 제대로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혈우병 치료 현안은 주요 선진국의 경우 충분한 치료가 이뤄져 정상적인 사회생활은 물론 예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사이클, 서핑 등의 운동도 가능하게 됐다. 하지만 아직도 치료약에 접근을 하지 못하는 나라들이 많다. 이는 비단 혈우병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지만 세계 혈우병 사회에서 이러한 국가 간 치료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진행중이다.
-혈우병 치료의 최신 동향은 아직까지 간 이식을 제외하면 혈우병에 대한 완치 방법은 없다. 최근에는 유전자 치료 등의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환우들의 삶의 질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반감기가 긴 약품, 정맥 투여가 아닌 보다 편리한 방법으로 투여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에 집중돼 있다. 응고인자제제 사용 부작용 중 하나인 항체 발생 가능성을 낮추고자 하는 연구도 계속되고 있다.
-국내 혈우병 치료 수준 및 문제 우리나라 개별 환자들이 사용하는 응고인자 양에 있어서는 선진국 수준이다. 이는 지난 2001년 시작된 희귀난치성 질환자 의료비 지원사업 덕이 크다. 2년 전 국내에서 개발한 유전자재조합제제를 사용하게 된 것도 큰 발전 중 하나다. 물론 아직까지 예방요법이 전 연령대로 확대되지 않고, 환자 개개인의 회복률이나 반감기 차이가 인정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있지만 차아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월 처방횟수에 환자의 개별 특성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는 점이 진료현장에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이다. 특히 수술 등 입원치료에 대해 아직 삭감을 두려워하는 병원들이 많다. 때문에 혈우병 환자를 보고 싶어도 치료제 자체에 대한 사용허가를 내지 않는 병원들이 적잖다. 1990년대를 전후해 전국에 10개 지정병원을 선정했지만 이들 병원에 대한 지원이 없어 유명무실한 상황에 처해 있다.
-혈우병 진료 의료진 인프라 현재 국내에서 혈우병에 관심을 갖고 직접 진료에 나서는 의사는 30여 명에 불과하다. 이웃나라 일본이 300명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적은 수치다. 혈우병 환자 치료와 수술 자체가 일반인에 비해 까다롭고 어렵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천편일률적 급여기준으로 인해 치료 자체를 꺼리는데 문제가 있다. 이 상태로라면 혈우병 환자 보는 의사는 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남은 임기동안 계획 중인 주력 사업 치료환경 개선을 통한 의료진의 혈우병 치료 저변화와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삭감이 두려워 환자를 피하는 상황은 없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환자들 역시 움츠리고만 있을게 아니라 직업교육 등을 통해 자신감을 북돋아 사회와의 교류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재단이 최선을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한편 황태주 이사장은 1982년부터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전남대병원 소아과 과장, 병원장, 그리고 대학원장을 지냈고 지난해 2월 정년퇴임했다.
대외적으로는 대한조혈모세포이식학회 이사장, 대한소아혈액종양학회 회장, 대한혈액학회 회장, 대한소아과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소아암과 혈액질환 퇴치에 전념해왔다.
현재 전남대 화순노인전문병원 원장과 한국혈우재단 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지난해에는 일상의 편린을 실은 에세이집 ‘휘파람새는 왜 떠나지 못하는가’를 출간, 숨겨뒀던 집필의 열정도 드러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