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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척추·관절 전문병원들의 과다출혈 경쟁으로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운동치료 등 선행치료 없이 성급하게 수술을 권하는 병원들이 늘고 있다. 이들 병원들은 방송과 신문 등에 기사형식의 광고를 게재하면서 수술을 부추기고 있다. 꼭 수술이 필요한 환자인지, 수술 전 약물치료 요법은 없는지, 수술 후 일상생활이 얼마만큼 좋아질 것인지를 두고 환자와 충분한 상담을 하지 않고 수술을 강행, 피해환자가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례 1) 대전에 사는 최 모씨(남·42세)는 교통사고 후 외상성 허리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최 씨는 척추전문병원을 찾아 MRI를 촬영한 후 수술을 받았지만 호전되지 않았다. 오히려 수술로 인한 통증이 전보다 더 심했다. 병원에서는 운동요법으로 재활치료를 받으면 완치 가능하다고 했지만 6개월이 경과한 후에도 호전되지 않고 통증이 심해져 일상생활조차 힘들어졌다. 최 씨는 수술을 받지 않고 재활치료만 했더라면 수술비는 물론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후회했다.
사례 2) 지난겨울 눈길에 미끄러져 허리에 외상을 입은 권 모씨(여·33세)는 허리통증이 심해져 척추전문병원을 찾았다. Golden Time을 넘기면 더 힘들어 진다며 바로 수술할 것을 권하는 의료진의 말을 믿고 수술했다. 하지만 수술 후 거동이 힘들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다. 후유증이 심각하다고 생각한 권 씨는 더 큰 대학병원을 찾았다. 대학병원에서 허리수술로 인해 발생한 척추신경에 손상이 있어 신경마비 증세가 나타난 것 같다는 소견을 듣고 재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권 씨는 “신경손상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신경학적 검사, 경추CT 및 MRI 검사, 재수술 등 시간과 비용,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사례 3) 서울 서초동에 사는 김 모씨(여·68세)는 지난해 여름 버스 계단을 오르다 ‘뻑’하는 소리와 함께 무릎에 심한 통증이 왔다. 인근 중소병원에서 관절 수술을 해야 한다는 소견을 들었다. 수술을 원치 않았던 김 씨는 관절전문병원을 찾았으나 같은 답을 들었다. 이 후 한방병원에서 침과 뜸으로 치료를 했지만 호전이 없어 비수술전문 병원을 수소문해 찾았다. 김 씨는 6개월여 인대강화 주사와 함께 운동재활치료를 병행해 예전보다 훨씬 좋아진 상태다. 김 씨는 “수술을 하지 않고도 치료할 수 있는데 왜 병원은 수술을 권하는지 알 수 없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렇게 척추질환이나 슬관절질환은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쉽게 수술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척추는 많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이며 수술후유증이나 재발 가능성도 있어 성급함보다는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후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거나 수술 전 없던 증상이 나타나는 척추수술 실패증후군도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허리디스크환자 최근 5년 새 급증
실제 최근 5년 사이 허리 디스크환자가 크게 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6년 182만5000명에서 2010년 219만9000명으로 늘어났다. 10만명 당 환자수는 2006년에 3849명에서 2010년 4496명으로 1.17배 증가했다.
진료비 역시 2006년 4387억원에서 2010년 6860억원으로 1.56배, 환자 1인당 진료비는 24만370원에서 31만1986원으로 1.3배 올랐다.
2010년 기준 연령대별 환자수를 살펴보면 50대가 55만5617명으로 가장 많았는데 50대를 포함해 40대 이상 60대 이하 환자는 무려 142만782명에 달해 전체 진료환자의 64.6%를 차지했다.
'기타추간판장애'의 경우, 2006년 진료환자수가 136만4895명이었던 것이 2010년에 160만9926명으로 1.18배, 인구 10만명당 환자도 2006년 2879명에서 3292명으로 1.14배 늘어났다.
고령화 때문에 수술 수요가 늘기도 했지만 수술 전 치료 기간 없이 성급하게 진행된 과잉수술도 많았는 주장이 제기된다.
심평원이 과잉수술로 판정한 사례 중 중소병원에서 이뤄진 것이 2008년 57%였으나 2011년에는 81%로 무려 24%나 증가했다.
심평원 한 관계자는 “최근 수술 건수가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면서 “디스크 수술은 6~12주, 척추성형술은 2~3주, 척추유합술은 최대 3개월 물리치료나 운동요법, 주사치료 등을 한 후에도 차도가 없으면 그 때 수술을 해야하지만 충분한 사전 치료 없이 바로 수술을 한 성급한 수술을 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실제 과잉수술로 판정된 수술과 피해사례가 중가하면서 심평원이 척추관절수술을 선별집중심사 항목에 포함시켰다.
특히 심평원 서울지원과 대구지원, 울산?경남지원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집중심사 대상이 됐다. 매년 엄청난 환자가 발생하고 있어 심평원은 집중선별심사를 통해 척추수술의 오남용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집중심사 후 연평균 증가율 절반으로 낮아져
그런 영향인지 심평원 척추수술 집중심사 후 청구건수 연평균 증가율(2008~2010년)이 5.7%에서 2.4%로 절반 이상 줄었다.
심평원은 “청구건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응급상황이 아닌 상태에서 일정기간 보전적 치료를 우선 시행해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해 심사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한정형외과학회 한 관계자는 “전문을 표방한 병원이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경쟁이 심화된 것도 수치에 한 몫을 했다”면서 “꼭 필요한 수술은 반드시 받아야 하지만 경쟁에 의한 수술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충분한 진료과정을 통한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및 재활을 위한 운동요법 등이 선행돼야 하는데 성급한 수술이 또 다른 수술을 초래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척추관절 전문병원들은 무조건 과잉수술을 조장한다는 비판에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10여 년 간 척추전문병원을 운영 중인 한 원장은 “수술이 필요치 않은 환자에게 무조건 수술을 권하지는 않는다. 그들의 논리라면 병원에 내원한 모든 환자가 수술을 했어야 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 원장은 “환자들 상태는 모두 다르다. 질환을 앓은 지 몇 년이 된 환자도 있고 외상으로 바로 병원을 찾는 환자도 있다. 상황에 따라 수술을 하기도 하고 주사치료나 운동 등의 재활치료를 하기도 한다”면서 “일부 과잉수술을 하는 병원도 있겠지만 모든 전문병원을 의심의 눈초리로 보지는 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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