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호경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원장[사진]은 의료분쟁조정법 시행 1주년을 맞아 조정 개시 의무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피신청인 의사에 따라 조정절차를 개시하는 것은 "행정업무가 중복되는 등 비효율적"이라며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추 원장은 최근 의료분쟁법 1주년 세미나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추 원장은 "한국소비자원이나 언론중재위원회 조정기관에선 피신청인 측 의사에 따라 조정절차를 개시하는 사례가 없다"며 "피신청인 의사표시 조항을 삭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추 원장은 "감정이 필요하지 않은 단순 사건 등에도 정식 조정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것은 자원낭비를 초래하고, 제도 운영에 방해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이면 조정이 이뤄지기까지 14일이 허비되고 중복업무가 반복된다"며 "법안이 국회 논의를 거치면서 다른 방향으로 수정됐다. 25일 세미나를 통해 여러 의견을 수렴하고 입법 건의를 해볼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의료중재원은 오늘 세미나에서 △조정개시 절차 개선 △감정위원 정원 확대 △비상임위원 기준 완화 △조정 감정위원 제척사유 완화 △ 처벌 및 과태료 조항 검토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추 원장은 "외부의 현실적인 목소리를 듣고자 의협 법제이사를 역임한 분을 연자로 초빙했다"며 "연자들에게 의료중재원의 성과와 과제를 가감없이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추 원장은 "조정 성공률 80% 수준이라는 게 가장 의미 있는 일이었다"며 "이번 세미나를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듣겠다"고 했다.
"산부인과 참여율 타 진료과보다 높아"
추 원장은 그간 언론매체를 통해 의료중재원이 의료계로부터 오해를 받고 있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이번 간담회에서도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참여율이 저조한 것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예산 부처의 반대를 무릅쓰고 의료중재원을 겨우 설립했다"며 "의사들이 오히려 참여를 꺼린다. 정부에 관한 서운함이 우리에게 전달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추 원장은 "안타까운 것은 의협이 강력 반대하는 불가항력 보상제도가 엄밀히 따지면 의료중재원 업무와는 상관이 없다"며 "우리의 고유 업무는 의료기관이 의료분쟁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 원장은 환자들로부터 "서운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했다. 준사법기관인 의료중재원이 환자 권익보다는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데 주력하자 이 같은 반응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특정 그룹을 보호하는 것은 우리에게 매우 위험한 처신이다. 의료인이나 환자 누구의 편도 아니다"면서 "왜 원칙만 따지느냐는 소리를 듣지만 정확한 조정과 중재가 이뤄져야 한다는 데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추 원장은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제도에 관한 산부인과의 인식 전환도 촉구했다. 추 원장에 따르면 산부인과의 참여율은 49.2%로 타 진료과보다 높은 편이다.
그는 "산부인과가 의료사고로 적게는 1500만원에서 8000만원을 분쟁 해결에 사용하던 관행을 없애고 제도화로 도움을 주자는 취지"라며 "올해 불가항력 보상제도에 분만 의료기관 부담하는 돈이 9억30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