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대교수들의 한의사 대상 강의 거부’를 둘러싼 의사와 한의사 간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열린 제65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의대교수들의 한의대를 포함한 한의사 대상 의학강의, 연수강좌 등의 출강을 전면 거부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새누리당 김정록 의원이 발의한 ‘단독 한의약법’ 입법 저지와 의료기기에 대한 한의사들의 영역 침해에 대한 불씨를 제거하기 위한 조치였다.
치열해지는 의사 vs 한의사 공방
대한한의사협회는 즉각 반발했다. 특히 김필건 한의협 회장은 “비상식적이다. 일방적으로 상대방을 폄훼하고 몰아붙이는 것은 의료인의 자세가 아니다”라며 결의문 채택을 일갈했다.
이에 대해 의사협회 산하 한방대책특별위원회는 “한의사의 반발에 근거가 없다”고 꼬집었다. 한방특위는 “교양과목을 듣고 전문가인 것처럼 행동한다면 교양으로 법학을 배운 공인중개사도 변호사 역할 할 수 있다는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의사총연합의 공세도 거세다. 정의총은 6일 의과대학 별 한의대 출강 과목과 인원 수를 취합한 자료를 공개했다.[표]
실명 언급은 돼 있지 않지만 한의대 시간표를 통해 해당 과목 교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어 강한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의총 관계자는 “상임의사회 의결을 거쳐 정보를 공개했다. 실명을 언급하면 법적 문제가 있고 윗선의 지시로 강의에 임한 교수들이 피해를 볼 수 있어 실명공개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전의총은 강의 교수에 대한 정보 공개를 거부한 대한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전의총은 또 학교 행정 구조상 어쩔 수 없이 출강 중인 교수들을 위해 전국 41개 의과대학 학장들에게 의대교수 한의대 강의 중지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한 바 있다.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영향력 미미
이 처럼 의사와 한의사 간 거센 공방이 계속되고 있지만 실제 교육 현장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전국 11개 한의대학과 1개 한의전원 중 주요 학교를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전체 수업 중 많게는 10%에 달하는 현대의학 관련 수업이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었다.
의대교수가 출강 중인 동국대학교 한의대학 양방진단학과 임상병리학, 부산대학교 한의전원의 한양방협진방법론과 서양의학진단기초 등의 수업 중 현재까지 강의를 거부하거나 철회한 사례가 없었다.
결의문이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은 강제력이 없고 학기가 진행 중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행법상 수업 일수를 채워야해 휴강을 하더라도 보충강의가 필요하고, 강의 철회 시 학생을 책임지는 교수로서의 자질 논란이 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한의대 관계자는 “학기 시작 전이었으면 모를까 한창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강의를 철회하는 것은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있을 수 없다. 또 결의안 때문에 진행 중인 수업을 철회하는 것은 교원의 신분을 이해하지 못한 처사다"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