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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와의 재판 과정에서 승소를 위해 환자의 개인진료기록을 법정에 제출하는가 하면 진료기록부를 허위 작성해 요양급여를 편취하고, 남편에게 부인의 과거 강간에 따른 낙태 등 비밀을 누설한 신경정신과 의사가 법원으로부터 유죄를 선고받았다.
의사는 원심 판결에 불복, 항소를 제기했지만 항소심에서도 환자 비밀 누설∙개인기록 유출에 대한 죄와 거짓 진료기록부 작성으로 인한 사기죄는 그대로 인정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형사부(재판장 전주혜)는 "거짓 진료기록부를 작성하고 환자의 개인 비밀을 누설한 것은 의료법 위반"이라며 3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신경정신과 의사 P씨는 남편 심某씨와 부인 오某씨, 그리고 자녀 두 명을 환자로 가족치료를 진행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의사 P씨는 심씨 부인 오씨와의 간통 등으로 진행된 재판 과정에서 자녀 두 명의 주의력결핍 치료 등 진료기록 사본을 소송 답변서로 제출, 개인진료기록을 유출시켰다.
또 심씨의 자녀를 치료한 사실이 없는데도 진료를 받은 것 처럼 허위 진료기록부를 작성해 의료법을 위반했다.
이 밖에 P씨는 병원을 찾은 여성 환자를 진료하면서 개인 진료기록이자 비밀인 강간∙낙태 경험의 과거를 남편 민某씨에게 누설한 죄목으로 검찰 기소됐다.
의사 P씨는 "주의력결핍 환자 진료소견을 제출한 것은 소송과정에서 이기기 위한 것으로 목적이 바른 정당행위"이며 "남편인 민씨에게 여환자의 과거를 유출한 것 또한 여환자가 극심한 우울증으로 자해 및 자살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해 이를 막고 입원치료를 받게 하기위한 것으로 '법적 긴급피난'에 해당한다"고 변론했다.
1심 재판부는 P씨의 정당성 주장에 대해 "소송 중 법원이 요구한 문서에 심씨 자녀의 진료기록을 제출할 만한 이유 없었다"며 "의료법에 따르면 의료인은 환자 외 타인에 환자 관련 기록을 노출시키는 것은 불법이므로 정당행위로 볼 수 없다"고 박씨의 주장을 꼬집었다.
긴급피난 상태인 여환자를 위한 처사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당시 여환자의 건강상태가 박씨 주장처럼 급박한 상황이라고 볼 수 없고 진료기록도 인정할 수 없으므로 환자의 과거 강간∙낙태 사실을 누설한 것은 유죄"라고 판시해 1심 재판부는 박씨에 400만원의 벌금을 지시했다.
의료법 위반, 사기 명목으로 선 법정에서 패소한 P씨는 ▲환자기록 공개가 민사소송 중 방어를 위한 것으로 공연성이 없는 점 ▲환자 가족과의 상담도 정신과 치료의 진료관행으로 진료기록부 허위작성한 사실이 없는 점 ▲여환자의 상태가 심각해 긴급피난 상황으로 비밀누설이 불가피했던 점 등을 주장하며 항소심을 진행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P씨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의료법 제21조는 환자기록 공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므로 소송 중이라 하더라도 개인진료기록을 법정 자료로 제출해 유출시킨 것은 명백히 유죄"이고 "진료기록부 작성에 쓰인 시간에 심씨의 자녀들은 학교 수업 중이었던 바 허위작성이 명백하다"고 일축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 사건이 검찰 기소될 당시 의료법 조항에는 진료기록부 거짓작성에 대한 처벌조항이 없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의료법위반 범죄는 무죄"라고 판결했다. 죄는 명백하나 당시 의료법상 처벌 조항의 부재로 원심을 일부 뒤집은 것이다.
최종적으로 법망 부재로 인한 허위진료기록부 작성이 무죄가 됨에 따라 재판부는 기존 벌금을 400만원에서 축소된 300만원에 처할 것을 명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