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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열 치료를 받아온 환자가 병원 대기실에서 형광등을 깨 자해하다 사망한 사건에 대해 병원이 책임질 필요가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제17민사부(재판장 김용석)는 사망 환자 유족이 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병원이 우발적으로 저지른 환자의 자해 및 사망에 대한 책임까지 질 필요는 없다"고 판시했다. 앞선 1심과 같은 판단이다.
정신분열증, 피해망상, 강박증, 거부증을 겪고 있는 정신병 환자 A씨의 부모는 결벽증세를 보이고 헛소리를 하는 등 환자의 증세가 급격히 심해지자 병원 입원을 위해 응급구조환자이송단을 호출했다.
병원 입원 및 진단을 극단적으로 기피하는 A씨의 이송을 위해 환자이송단은 부모의 동의 하 수갑을 채워 병원 내부로 이송했다.
당시 A씨 담당 의사는 부재중이었으며, 간호사는 의사 부재를 이유로 타 병원으로 옮길것을 권유했으나 A씨 부모는 이 병원에서 진료받기를 원해 A씨를 이송단과 함께 환자 대기실에 두고 부모는 병원의 다른층에서 대기했다.
불안 증세를 지속적으로 보인 A씨는 수갑을 찬 상태로 이송단과 간호사에게 "잘못했다, 집에 보내 달라"고 소리를 지르며 흥분상태에서 소란행위를 저질렀고 간호사로부터 원내 상황을 전달받은 A씨 담당의사는 전화를 통해 진정제 투여를 지시했다.
약물 투여 후 A씨가 비교적 안정됐다고 판단, 이송단 직원들은 점심시간이 되자 A씨를 그대로 환자 대기실에 두고 병원을 나섰으며 A씨는 병원 직원이 없는 상태에서 천장 형광등을 뽑아 깨뜨리고 파편으로 목 부위를 자해해 결국 저혈량쇼크로 사망했다.
A씨 부모는 ▲진정 약물을 충분히 투여하지 않은 과실 ▲담당의사 부재 등 진단 게을리한 과실 ▲의료진의 환자 관리 소홀 ▲정신과 의료기관의 안전 시설 미흡 등을 이유로 소송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A씨와 담당의사 사이에 진료를 하기로 한 사실은 성립되지만 의료진은 A씨 불안 증세 완화를 위해 진정제 약물을 적기에 투여했다"며 "A씨 병원 이송 당시 간호사는 담당의의 부재를 알리고 타병원으로 전원할 것을 고지했으므로 의사가 진료를 게을리했다고 볼 수 없다"고 피력했다.
정신과 의료기관의 안전 미흡과 관련해 재판부는 "A씨 자해도구인 형광등은 일반 건물에 사용되는 조명기구이며 설치 장소 역시 병세가 심한 환자들의 입원실이나 응급실이 아닌 환자 대기실이므로 의료기관이 대기 환자들이 자해할 가능성을 예견해 안전장치를 마련할 주의의무는 없다"고 판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