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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홍보용으로 연예인의 이름과 사진 등을 무단 사용한 것에 대한 연예인들의 소송 움직임이 심상찮다.
과거 심각한 이미지 손상을 끼칠 경우에만 나왔던 소송이라는 카드가 지금은 개별 연예인이 제기하는 단계를 넘어 법무법인의 기획소송으로 진화하는 추세다.
퍼블리시티권(초상사용권·Right of Publicity)에 대한 인식 확산으로 연예인들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보호하고 나섰고, 법무법인이 그에 편승하며 병원 홍보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실정이다.
지난 24일 성형외과를 운영하는 최 모 원장은 가수 백지영과 남규리 씨가 낸 소송에서 “각각 500만 원을 지급하라”는 패소 판결을 받았다.
소송 제기 원인이 된 것은 최 씨가 운영하는 성형외과 병원 블로그 마케팅이었다. 블로그에 백지영과 남규리 씨의 사진과 이름 등을 사용한 것이 이들 연예인의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했다고 받아들여진 것이다.
판결문에서 재판부는 “블로그 포스트들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대한 후기나 감상 등을 적는 형식이지만 병원 홍보를 첨부해 마케팅의 일환으로 이뤄졌다”며 “사진이 지속적으로 무단 사용되면 두 연예인의 광고 모델 상품성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 외에도 서울 강남과 서초구 일대 성형외과와 안과 등을 상대로 법무법인이 관여한 퍼블리시티권 관련 소송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언론에 따르면, 이는 해당 법무법인이 연예인 사진이 불법으로 사용된 병원 블로그를 찾은 후 연예인 소속사에 연락해 소송을 권유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기획 소송이다.
법무법인 관여하면서 수억원 대 등 거액 소송
이 법무법인은 4개 병원을 상대로 26명의 연예인이 참여한 손해배상 청구액만 6억2000만 원에 이르는 대형소송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이름 등을 불법 도용하면서까지 연예인을 광고에 이용하는 것은 그만큼 홍보 효과가 극적이기 때문이다.
병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연예인을 홍보에 활용한다. 무료 혹은 저렴하게 시술 후 사진을 병원에 걸어놓는가 하면, 정식으로 계약을 맺고도 ‘입소문’인척 블로그에 올린다.
물론 엔터테인먼트와 협의해 데뷔를 앞두고 성형외과를 찾은 연예인 지망생을 책임지고 변화시켜 데뷔 후 높아진 연예인 인지도로 대가를 받기도 한다.
강남 소재 성형외과 홍보 담당자는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쓰면 매출이 매우 좋아진다. 병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보통 20~30% 매출이 오른다”고 전했다.
같은 지역 또 다른 홍보 담당자는 “연예인만큼 효과적인 마케팅은 없다. 요즘 고객들은 원하는 외모를 갖춘 연예인이 성형한 병원을 찾아 자신의 수술을 맡긴다. 매체를 통한 파급력이 크고 이미지, 외모 등의 관리가 철저해 연예인 홍보가 많은 여성에게 어필한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그만큼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법망을 피해 교묘히 벌이던 홍보가 ‘불법'으로 규정되기도 하고, 연예인 측이 사회적 인지도를 얻으면 하루아침에 계약 내용이 바뀌기도 하기 때문이다.
홍보 담당자는 앞서 언급한 성형외과를 운영하는 최 씨의 패소 판결에 대해 “법망의 사각지대가 법망 안으로 편입된 사례”라고 평했다.
그는 “그간 블로그 홍보는 사각지대로 여겨졌다. 대놓고 신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개봉 영화 포스팅도 불법이지만 엔터테인먼트에서 신고하지 않는 것은 홍보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블로그 홍보는 사각지대적 특성이 있어 일부 성형외과에서 불법임에도 연예인 사진 등을 도용했던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관련 소송이 이어져 의료계에서도 퍼블리시티권 존중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병원 마케팅이 소송을 위한 소송인 ‘기획 소송’의 타깃이 돼 불법 광고로 인한 이득보다 손해가 커진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병원도 연예인 계약 위반 대비한 위약금 고액 산정 등 대비책 마련해야"
반대급부적 현상도 있다. 연예인의 퍼블리시티권을 존중하는 만큼 그와 계약한 병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연예인 계약 위약금을 높게 설정하는 것이다.
가령, 일반인이나 성형모델이 계약 파기 시 물어야 하는 위약금이 계약금의 2배 정도라면, 연예인의 경우 3~5배 정도다.
또한 병원·엔터테인먼트 업계 특성상 관련 소송 등에 대한 소문이 잘 나지 않지만 특정 연예인이나 엔터테인먼트가 자주 계약을 파기하면 병원끼리 암묵적으로 만든 블랙리스트에 올린다는 후문이다.
연예인의 퍼블리시티권을 존중함과 동시에 병원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의료게관은 계약 단계부터 예민하게 신경쓴다.
한 홍보 담당자는 “이름 있는 병원들은 연예인과 마케팅 할 때 계약서를 철저하게 쓴다. 법적 대리인을 세워 향후 생길 수 있는 법적 분란을 예방하고 녹취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최근 업계에 관련 소송이 쏟아져 연예인과 맺은 계약서를 재검토했다"고 소개했다.
또 다른 홍보 담당자도 "사실 연예인과의 홍보는 계약, 광고 집행, 사후 관리 등 신경 쓸 것이 너무 많다. 연예인도 인지도가 달라짐에 따라 태도를 바꾸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요즘은 차라리 일반인이나 모델을 많이 쓴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