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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디서부터 꼬인 것일까. 의료계를 대표하는 단체인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해 대한간호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에 내부 분열이 일어나고 있다. 그동안 집행부에 신뢰를 보인 회원 중 상당수가 등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단체들은 당면한 과제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공통적으로 받고 있다. 의협은 토요가산휴무제로 불거진 만성질환관리제, 간협은 간호인력개편안, 치협은 공정위 5억원 과징금 패소 판결 등이 주요 쟁점이다.
노환규 회장 불신임 등 대의원 서명 운동 진행 중
가장 심각한 곳은 의협이다. 최근 의협 노환규 회장에 대한 불신임 서명 운동이 전개되면서 취임 1년 2개월 만에 탄핵 위기를 맞고 있다.
불신임 서명 운동의 불을 당긴 의협 조행식 대의원은 일련의 사태에 대해 “회원들이 내는 회비로 운영되는 집행부가 민의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 독단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벌어진 당연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의료계 여론은 노환규 회장이 만성질환관리제를 토요휴무진료가산제의 부대조건으로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지면서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
토요휴무진료가산제 통과를 내세우면서 덩달아 만성질환관리제까지 추진한 것은 직무유기라는 지적이다. 특히 부대조건 포함 여부를 떠나 그동안 유지해왔던 반대기조를 철회한 것에 대해서도 의구심과 함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조행식 대의원은 “회원들이 그토록 반대하고 있는 만성질환관리제를 개인적인 욕심을 담아 정부와 합의했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라며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노환규 회장은 회원들을 현혹할 생각을 중단하고, 자진사퇴를 해야한다”고 종용했다.
전체 대의원 중 3분의 1이 서명할 경우 임시총회에서 관련 안건이 상정되게 된다. 아직 발의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일정은 잡히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지난 6월 전국 16개 시도의사회장들 역시 ‘만성질환관리제’ 반대 성명을 채택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상황을 뒤집긴 쉽지 않은 형국이다.
시도의사회장단은 “토요가산제와 연계된 만성질환관리제, 비급여 정보공개 등을 반대한다”며 “회원들의 여론 수렴을 거치지 않은 노환규 회장의 비민주적 · 독선적 의사결정 과정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노환규 회장은 본인의 SNS를 통해 “일련의 사태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회원들이 알게 된다면 의협 입장을 공감하게 될 것”이라며 강행 의지를 밝혀 또다시 논란을 야기시키기도 했다.
‘간호인력개편안’ 시끌 간호계
간호계는 올해 초부터 복지부가 내놓은 간호인력개편안을 두고, 회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현행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로 구분된 2단계 간호인력 체계를 3단계로 나누다는 내용을 골자로 담고 있는 개편안은 이제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갈등을 넘어, 심각한 간호계 내부 갈등으로 치닫고 있다.
간협을 비판하는 측에서는 가장 큰 원인으로 ‘아예 대응방안 자체가 없다’는 사실을 꼽았다. 정부 및 국회를 설득하고, 전면반대에 돌입해도 모자랄 판국에 무능력한 대응으로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또한 회원들의 권익을 뒷전으로 한 채 집행부가 정치적인 목적으로 개편안 협상에 임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심지어 간협 성명숙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고, 논의를 원점에서부터 진행해야 한다는 강경한 주장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1인 시위를 하다보면 복지부 직원이 간협과 합의가 끝난 개편안을 두고 왜 계속 문제를 삼는지 되묻는 경우도 있었다”며 “회원들이 이처럼 반대에 나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집행부의 속내를 도무지 알 수 없다”고 성토했다.
치협, 공정위 5억 과징금 항소심 기각
치과계는 여전히 유디치과와의 마찰이 골칫거리다. 최근 공정위 과징금 5억원에 대한 항소가 결국 기각되면서 그동안 집행부에 협조적이던 개원가 분위기가 미묘하게 변하고 있다.
지난 2012년 5월 공정위가 처음 과징금을 부과했을 때만 하더라도 개원가는 경악을 금치 못하며, 집행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자발적인 1인 시위 동참은 물론이고, ‘불법 네트워크 치과 척결’이라는 명목 하에 성금 모금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 이와 같은 좋지 못한 결과가 나오자 개원가 분위기는 냉랭해지고 있다.
개원가에서는 “과잉진료 및 운영구조 등 유디치과의 본질을 집중적으로 조명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베릴륨과 같은 특정이슈를 폭로시키는 방안으로 대응하다 보니 현재의 상황에 이른 것”이라며 “대국민 홍보전이 전무한 것도 문제”라는 비판이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그동안 유디치과는 활발한 사회공헌봉사 활동을 펼치며, 주요 일간지에 대대적인 홍보를 해왔다. 또한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는 문제점은 과감히 개선하면서 대부분의 지점이 유지되고 있다.
한 개원의는 “대법원 상고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100% 이긴다는 보장도 없지 않은가”라며 “과징금과 소송비는 결국 회원들 주머니에서 나올 수 밖에 없는데 여기에 대한 불만도 가중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집행부에서는 유디치과 지점 확대를 막은 것에 대해 마치 대단한 성과를 거둔 것처럼 포장하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일각에선 김세영 집행부 책임론까지 나올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고 귀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