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약사로부터 전년도 의약품 생산 또는 수입액의 최대 0.1% 이내로 부담금 등을 걷어 의약품 부작용 피해자들의 진료비, 장애일시보상금, 장례비 등 보상금을 지급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민주당 최동익 의원은 지난 22일 이 같은 내용의 약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법안에 따르면, 제약회사는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를 위해 기본부담금과 추가부담금을 내야 한다. 기본부담금은 모든 제약회사가 매년 부담하는 것으로, 전년도 의약품 생산 또는 수입액의 최대 0.1% 이내에서 비율이 정해진다.
추가부담금은 페널티 성격을 지닌다. 전년도에 부작용을 일으킨 것으로 판명된 의약품을 생산 또는 수입한 제약회사는 피해자들에게 지급된 구제급여의 최대 25% 이내에서 부담금을 내야 한다.
이렇게 모아진 부담금은 의약품 부작용 피해자들에게 진료비, 장애일시보상금, 사망일시보상금, 장례비 등의 명목으로 지급된다.
또한 상당수 의약품 부작용 피해자들이 장기적인 치료와 고가의 치료비로 인해 파산하거나 빚을 지는 등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 점을 감안해 피해구제 보상금은 양도·압류·담보할 수 없고, 공과금도 면제하는 내용을 신설됐다.
두 차례 공청회 등 개최
최 의원은 지난 4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개최한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 역시 적극 수용했다. 먼저, 의약품 부작용 피해 접수 및 보상금 지급 담당기관과 조사·감정 기관을 분리했다.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 절차를 살펴보면, 전문기관이 의약품 부작용 피해 접수를 받고 의약품안전관리원에서 접수된 사안을 조사·감정한다. 의약품부작용심의위원회는 이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지급결정을 내리고, 이에 따라 전문기관은 보상금을 지급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의약품 부작용 피해 접수 및 보상금 지급 담당기관과 조사·감정 기관을 분리한 것은 두 기관을 분리함으로써 조사·감정 기관의 객관성과 전문성을 높이고, 피해 환자 측면에서 접수 및 보상 창구의 일원화를 통해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의견을 수용한 것이다.
그 밖에 의약품 부작용 피해에 대한 조사·분석 시 피해자의 의료정보를 유관기관으로부터 수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의약품 부작용 피해 조사·분석 담당기관인 의약품안전관리원의 권한을 명확히 규정했다.
허위청구 등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를 악용할 수 있다는 의견에 따라 피해구제급여의 지급을 제한하고 부당이득을 징수하는 규정을 두었다.
그리고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본인이 입은 피해가 의약품으로 인한 사고인지, 의료인으로 인한 사고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의료분쟁조정에 해당하는 자가 착오로 인해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를 신청한 경우, 이를 중재하는 조항을 만들었다.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사업 20여년 방치
사실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를 위한 법적근거는 1991년 마련됐었다. 약사법 제86조에 따르면 정부가 피해구제 사업을 위해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고, 제약회사도 필요한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관련된 시행령, 시행규칙조차 마련하지 않아 사문화 조항으로 여겨져 왔던 것이 사실이다.
최동익 의원은 “법적 근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20여년이 넘도록 방치되어 왔고, 그 사이 의약품 부작용 피해자들은 보상의 사각지대에서 홀로 질병과 힘겨운 싸움을 계속해 왔다”고 일갈했다.
최 의원의 지적대로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에 대한 정부의 관리과 지원이 전무한 상황에서 우리나라 의약품 부작용 보고 건수는 날로 급증했다.[표]
지난 해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 접수된 의약품 부작용 보고 건수는 9만2615건으로, 2006년 6239건에 비해 약 14.8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 의원은 “이 법이 조속히 통과돼 의약품 부작용 피해자들의 고통과 마음의 짐을 정부·국회·제약계가 모두 힘을 모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