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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급 의사가 환자 1명을 진료하고 환자에게 받는 금액은 약 3000원 정도다. 반면 수의사가 가축에게 항생제와 호르몬제 등을 처방할 경우 5000원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의사들의 자괴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내달 2일부터 동물약품 수의사 처방제를 실시하며 처방료는 5000원 상한액으로 정한다”고 밝혔다.
수의사 처방제는 지난 2012년 2월 약사법과 수의사법 개정 후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이번에 처음 시행되는 제도로 항생제와 호르몬제 등의 무분별한 사용을 막기 위해 도입된다.
농식품부는 처방제 적용대상 동물약품은 제도 시행 초기임을 감안해 공중보건상의 위험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97개 성분에 대해 우선 실시하고, 향후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수의사 처방 대상은 마취제(17성분)와 호르몬제(32성분), 항생·항균제(20성분), 백신(13성분), 신경·순환계 약물(15성분) 등 97개 성분(1100여 품목)이다.
이에 따라 축산농가와 동물소유자 등은 처방제 적용대상 동물약품의 사용이 필요할 경우, 반드시 동물병원 수의사의 진료 후에 조제 받거나 처방전을 발급받아 동물약국이나 동물약품판매송서 약품을 구매할 수 있다.
농식품부는 “축산농가와 동물소유자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처방전 발급에 따라 수의사에게 지급해야 할 수수료는 5000원을 상한액으로 하고 시행 후 1년간은 면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축산농장에 상시 고용된 수의사가 있을 경우 자체 처방전을 발급할 수 있도록 하고, 동물 진료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도서·벽지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키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수의사 처방제 시행으로 약물 오·남용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약품 구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축산물 가운데 항생제 잔류와 내성균 문제도 미리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소식을 전해들은 의사들은 “사람이 가축보다 못한 것인지 의사가 수의사 보다 능력이 없는 것인지” 등의 반응을 보이며 “자괴감이 든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내과원장은 “가축 처방료와 사람 진찰료를 비교할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괴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면서 “의약분업 이후 의사에게 처방료는 따로 책정되지 않고 외래 관리비에 포함되는데 수의사들은 처방료를 따로 받는다니 부럽기도 하다”며 허탈해 했다.
한 외과원장은 “의사들이 소신을 가지고 진료를 한다고 해도 이런 소식을 접할 때면 힘이 빠진다”면서 “시골가서 농사나 짓지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있나 한심할 때가 많다. 의사들이 무능력하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한탄했다.
수년 째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수가 협상에 불만을 품었던 의사들은 수의사 처방료 책정과 관련해 불만과 자괴감은 극에 달할 것으로 보여 추후 의사협회 등 의사단체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추이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