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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계가 첩약 시범사업 참여를 두고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제도에 대한 찬반이 극명하게 엇갈리며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보건복지부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실제 첩약 시범사업 협의 참여를 주장하는 TF팀과 이를 반대하는 집행부가 최근 같은 날 오전과 오후 복지부를 찾아 상반된 의견을 펼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첩약 시범사업 협의 참여를 두고 이견을 내고 있는 두 집단이 각각 복지부와 별도의 협의 채널 구축을 시도함에 따라 갈등이 더욱 첨예해지고 있는 모양새다.
내홍의 핵심은 두 가지다. 시범사업 협의 참여를 의결한 대의원총회가 유효한지 여부와 함께 또 하나는 회원들의 뜻이다.
대의원총회 유효성
지난 14일 임시대의원총회에서 한의협 대의원들은 첩약 시범사업 협의 참여를 결정했다. 작년 한약조제약사(한조시약사)와 한약사 참여 자체에 반감을 드러내며 협의 자체를 보이콧한 것과 달리, 참여 후 결과에 대해 회원들의 뜻을 묻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대의원총회의 유효성이다. 김필건 회장은 총회를 개최한 대의원들의 자격을 문제 삼았다. 회비 체납 등으로 이미 대의원 자격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날 의결된 첩약 시범사업 참여, 그 추진 관련 전권을 준 FT팀 역시 무효라는 입장이다.
이에 TF팀은 “이미 총회 전 유효성 논란이 있어 이에 대해 대의원 투표를 했고, 유효하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무효라면 왜 김필건 회장은 당시 개회사를 하고 계속 자리를 지켰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총회 전 투표 역시 대의원이 한 것이어서 “스스로 면죄부를 줄 수 있느냐”는 논란을 일으킬 수 있어 유효성을 증명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한 대의원이 법원에 총회 유효성 여부를 따져 묻는 소송을 제기했다. 양측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이 결과가 유효성을 가리는데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TF팀은 총회 의결이 민심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작년 대의원총회에서 전국단위 시범사업은 반대를 결의했지만 소수 시도지부를 중심으로 제한된 시도지부에서만 시범사업을 하자는 의견이 나왔고, 이런 의견이 모이다보니 찬성 의견이 많아져 총회 때 발의, 협의 참여가 압도적으로 통과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필건 회장이 파악한 민의는 다르다.
올해 초 첩약 시범사업 반대 공약을 유일하게 내걸고 나와 직선제를 통해 압도적 승리를 거둔 김필건 회장은 자신의 당선으로 이미 “한 번은 정리가 된 문제”라고 정의했다.
그럼에도 관련 논란이 있어 민의 수렴 과정을 거치겠다고 밝혔다. 8월 내 전국 지부 순회를 통해 첩약 시범사업 및 기타 정책에 대한 민의를 수렴하고 정책설명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집행부는 "이미 한의협 집행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시범사업 참여 찬반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찬성 493표, 반대 3340표로 반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것으로 민의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있다. 여론조사 질문 자체가 협의 참여 여부가 아닌 약사가 참여하는 첩약 시범사업 찬반을 물었기 때문에 논란의 본질과 다르고, 참여율도 저조하기 때문이다.
한 FT팀 관계자는 “집행부는 자신을 지지하는 회원 카페에 들어가 투표를 독려하는 등 집행부를 지지하는 젊은 회원들을 중심으로 일방적으로 진행된 조사였다. 조사 대상, 일정 등 역시 공지가 되지 않아 참여 자체를 꺼리는 회원도 있었다”고 전했다.
최근 개최된 총회에서는 첩약 시범사업 추진 관련 전권을 현 집행부가 아닌 TF팀에 부여했다.
하지만 FT팀은 필요한 인력, 예산 등을 집행부로부터 지원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복지부 역시 한의협의 통일된 목소리를 주문해 총회 유효성과 민의에 대한 양측의 합의가 이뤄져야 첩약 시범사업 추진 여부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