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계 사상 처음으로 전회원이 모여 투표하는 대한한의사협회 사원총회에서 ‘비의료인이 함께하는 첩약의보 반대’ 안건이 압도적 표차로 가결됐다. 이는 그간 김필건 집행부가 주장했던 바다.
사원총회 전부터 복지부 보수교육 연계에 대한 경고, 민법에 따른 사원총회 개최의 타당성 논란, 전체 16개 중 12개 시도지부의 반대 성명 등에 대한 논란이 일었던 가운데, 이번 결과를 통해 첩약의보 시범사업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던 한의계가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한한의사협회는 8일 회원 5000여명과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 민주당 오제세 보건복지위원장, 새누리당 유재중 복지위 간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사원총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한의협은 위임‧서면결의‧현장참여 포함 1만 2401명 중 94%(1만1704표)의 지지로 “양약사‧한약사가 참여하는 첩약의보에 반대한다”는 회원의 뜻을 확인했다.
가결된 안건의 구체적 내용은 ▲2012년 건정심에서 의결된 첩약의보 시범사업 미참여 ▲첩약의보 시범사업 TF 해산 ▲향후 비의료인과 함께하는 첩약의보 추진 금지이다.
이는 한의사 단독 첩약의보 추진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낸 것으로, 건정심 의결과 TF를 무력화 해 향후 다시 일 수 있는 첩약의보 시범사업 찬반 논란의 가능성을 없앤 것이다.
이에 대해 김필건 한의협 회장은 “한약사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약사로의 편입이다. 한약사들은 첩약의보를 무기로 약사와의 통합을 시도할 것이고, 이렇게 되면 한의계는 걷잡을 수 없다”며 첩약의보에서 한약사 배제 원칙을 세운 이유에 대해 밝혔다.
이어 “사원총회 결심 후 힘들었다. 12개 시도지부에서 방해를 해 오기로 한 복지부 장관과 다른 국회의원이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번 사원총회 결과로 여러분들의 뜻을 알았다. 엄중히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원총회에서는 첩약의보 시범사업 관련 갈등의 시작점이었던 7월 14일 임시대의원총회 책임자 문책, 그에 대한 후속조치에 대한 의결 역시 각각 93%, 92%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한의협 김지호 기획이사는 “당시 임총은 정관대로 소집하지 않은 절차상 문제가 있었고, 이를 정비해서 같은 안건으로 다시 열자는 의견이 있었음에도 강행한 측면이 있다. 지금의 혼란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짚고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안건 상정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의원총회 의장단과 중앙감사 전원이 해임되고, 이들은 3년 간 임명직 및 선출직 등이 될 자격을 잃는다. 대의원 자격 논란의 핵심이었던 2012년 비대위특별회비 미납 중앙대의원 역시 해임된다.
대의원총회의 권한이 회장의 임총 소집 공고 시까지 정지 되고, 새로운 의장 선출될 때까지 의장단의 직무를 김필건 회장이 대행한다.
이는 사실상 현재 대의원총회 핵심인물과 회비 미납 문제로 자격 여부를 두고 실랑이를 벌였던 대의원을 축출하고 다음 임총까지 모든 권한을 김 회장에게 집중시킨 것이다.
권력 집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일자 김 회장은 앞서 회원들에게 "대의원 정비 기간을 주고, 최소한 3개월 안에 임총을 소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예외적인 상황의 경우 온라인 투표를 통해 회원의 의사가 직접 회무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정관 개정안은 6개 안건 중 유일하게 부결됐다. 정관 개정 정족수 부족이 그 이유다.
현행 정관 등에서는 대의원총회의 의결을 통해서만 반영되도록 하고 있다. 한의협은 "회원의 의사가 직접 반영되지 못하는 체계상의 한계가 있어 내부 갈등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개정 필요성을 밝혀 사실상 대의원총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함께 그 권한을 축소한 안건이다.
안건 부결에 대해 김 회장은 “이 안건은 비록 부결됐지만 1만1727표라는 찬성표를 얻었다. 임총에서는 이에 대해 무겁게 받아야 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향후 안건 추진을 위해 노력할 것임을 시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