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립 북부병원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보건·의료·복지 통합의료서비스 제공에 나선다.
북부병원 권용진 원장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지난 11일 ‘301 네트워크’에 직접 참여, 취약계층의 가정을 방문했다.
301 네트워크 사업은 도움이 필요한 취약계층의 환자 접수를 시작으로 의료진이 해당 가정에 방문해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병원진료로 연계하는 통합서비스다.
의료, 보건, 복지 3가지를 하나로 묶는다는 뜻의 ‘301’은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병원 문턱을 낮추고 의료서비스와 더불어 환자가 치료 이후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권 원장은 “원래 병원은 아픈 사람들을 먹여주고, 재워주고, 치료해주는 곳이었는데 오늘날의 병원은 ‘병’만 치료해주는 곳이 됐다”고 토로했다.
의사, 간호사 등의 의료진과 더불어 사회복지사, 영양사가 등의 전문가가 함께 근무하는 병원에서 진료뿐만 아니라 복지와 보건 서비스도 함께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권 원장의 설명이다.
301 네트워크 사업에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영양사가 하나의 팀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안 의원 역시 “병만 고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돌봐야 한다”며 북부병원의 301 네트워크 통합서비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입원 설득·보호자 연계 등 업무 범위 넓혀”
이날 권 원장과 안 의원은 현재 고혈압과 관절염 등으로 거동에 불편을 겪고 있는 75세 여성 환자의 가정을 찾아 진료를 보기도 했다.[사진 右]
301 네트워크 사업팀은 환자의 혈압을 측정하고, 약의 복약지도 등을 진행한 이후 입원을 거부하는 환자에게 “병원에 오셔야한다”며 직접 설득에 나섰다.
또한 권 원장은 환자의 치료를 위해 현재 왕래가 없는 보호자인 아들에게 연락을 취하자자고 권유했다. 스스로 병원에 찾아오는 환자를 진료하는 본래의 업무에 머물렀다면 불가능한 일들이다.
첫 번째 환자의 가정 방문이 끝난 이후 권 원장과 안 의원은 노부부가 거주하고 있는 집으로 발길을 향했다.
결핵, 척추수술 등으로 누워서 생활해야 하는 81세 할아버지를 돌보고 있는 할머니는 권 원장과 안 의원에게 그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며칠 전, 병원을 다녀오는 길에 택시기사가 집 앞 골목길까지 들어오지 않아 할아버지를 집으로 옮기느라 고생을 했다는 것이다. 또한 병원비에 대한 부담도 만만치 않음을 호소했다.
이에 권 원장은 “301 네트워크 사업에서 이뤄지는 진료는 본인부담금이 들지 않는다”며 할머니를 안심시키고 “내일 구급차를 몰고 댁에 다시 방문해서 할아버지를 병원까지 모시고 가겠다고”고 약속했다.
실제 취약계층들의 경우 자동차가 들어가기 힘든 좁은 골목길가에 거주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앞서 권 원장은 환자를 병원으로 데려가기 위해 환자를 등에 업고 골목길을 걸어 나왔던 경험도 있다.[사진 左]
권 원장은 “아직도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병원 문턱이 높은 것이 우리나라 현실”이라고 지적하며 “301 네트워크 사업은 이런 환경에 놓인 환자들을 병원으로 끌어들이고 다시 사회에 적응할 수 있게 돕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병원 내 사회복지사 확충 등 제도적 기반 필요”
이 같은 취지의 북부병원의 301 네트워크 사업을 둘러싼 주위 평가는 긍정적이다. 다만, 사업이 정착 및 확대되기 위해서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남아있는 과제다.
무엇보다 의료, 보건, 복지 서비스를 총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사, 간호사 등의 인력 확충이 이뤄져야 한다.
권 원장은 “현행 의료법에서는 병원의 경우 사회복지사를 고용해야 하는 인원이 1명밖에 되지 않는다. 북부병원의 경우 3명의 사회복지사가 활동하지만, 환자 1명에 대한 병원 접수와 입원 절차를 밟는데만 2~3시간이 족히 걸린다”고 호소했다.
현재 200병상 규모의 북부병원 일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는 3명이지만, 1명의 사회복지사만을 고용하고 있는 병원이 대다수라는 것이 권 원장의 지적이다.
안 의원 역시 “병상규모별로 사회복지사 인원을 늘리는 등의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동의를 표했다.
또한 통합서비스를 저해하는 요소로 ‘칸막이 행정’이 꼽혔다. 권 원장은 “노인 만성질환자가 늘어감에 따라 통합서비스는 절실한데 정책은 노인복지, 장기요양 등이 모두 별도로 관리된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당뇨 환자에게 도시락을 전해주는 사회복지사를 두고 보건소에서는 ‘당뇨환자한테 도시락을 주면 어떡하냐’며 비판하고, 사회복지사는 보건소를 ‘굶고 있는 사람의 혈압만 재고 가면 되겠냐“며 나무란다는 사례도 소개됐다.
이에 안 의원은 “취약계층의 경우 의료, 보건, 복지 모든 분야에서 도움이 필요한데 이런 부분들이 모두 별도로 칸막이 행정이 이뤄지는 데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최근 CCTV 관리에 있어 경찰서와 구청이 각자의 장점을 살려 협업을 한 사례가 있었듯 301 네트워크 사업이 의료계 통합서비스의 롤 모델이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