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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의료기기 검사필증제도가 시행된 지 1년 6개월이 지났으나, 아직까지도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이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 현실을 감안한 제도 개선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어 중고 의료기기 유통 활성화가 요원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7일 서울대학교치과병원이 용산역에서 ‘중고 의료기기 관리 방안’이라는 주제로 관련 심포지엄을 마련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의료기기 관련 산 · 학 · 연 종사자가 참석해 중고 의료기기 제도 개선 방향을 집중 논의했다.
심포지엄을 주최한 서울대치과병원 안원식 교수는 “행사를 준비하면서 실질적인 자료를 전혀 찾아볼 수가 없어 새삼 놀라웠다”며 “결국 의사들만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서 관련 정보를 얻을 수 밖에 없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국민 안전을 위해 도입된 검사필증제도는 2012년 4월 본격적으로 시행됐으나, 사후 관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건수가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나, 공신력 있는 통계가 나온 사례는 전무한 상태다.
미국은 이미 1987년부터 중고 의료기기 관련 논의가 시작됐다. 지난 1998년부터 제조업체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등 안전성 · 유효성 강화에 나서고 있다.
초음파 의료기기, 내시경 장비 등이 주로 유통되고 있는 일본 역시 제조업체와 수리업체 간 정보 및 부품제공이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고 의료기기를 유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제조 · 수입업체에서 시험검사를 마친 후 검사필증을 부착해야 한다. 미준수 시 행정처분이 이어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제조 및 수입회사로부터 검사필증을 부여받지만, 병 · 의원 휴폐업의 경우에는 시험검사기관으로부터 검사필증 취득이 가능하다.
문제는 이러한 검사필증 부여 과정에서 발생한다. 제조 · 수입업체 중에는 인원, 장비, 시설, 의지 부족 등으로 자체 검사가 부적절한 경우가 있으나, 여전히 정부당국은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또한 중고 의료기기를 신제품과 동일한 잣대로 평가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유통비용이 올라가기 때문에 시장 활성화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안원식 교수는 “개원가에서는 새로운 제품 구매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중고 제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물론 생명과 직결되는 민감한 분야이기 때문에 업계의 현실을 고려한 구체적인 시행규칙 및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높은 검사비용 낮추지 않고는 유통가격 상승 막기 힘들어"
업계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M-TECH Medical 이대봉 대표는 “국내 중고 의료기기 취급업자는 약 3000여명에 이른다”며 “이들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의료산업 현장에서 자원재활용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능이 많이 떨어지거나, 제대로 된 진료를 할 수 없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신제품에 준하는 검사비용 및 전수검사로 인해 유통업자들은 살아남기 힘들다”며 “궁극적으로 판매 가격의 상승을 불러일으킴으로써 개원가 및 중소병원에게 악영향을 미친다”고 피력했다.
이대봉 대표는 “제조 · 수입업체 외 제3의 검사기관을 도입하는 등 검사기관을 확충해야 하고, 검사필증의 면제대상 범위를 넓힘으로써 시장 활성화를 위한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올림푸스는 중고 내시경 장비 시장을 예로 들었다. 올림푸스 한국서비스(주) 양한석 상무는 “일부 비공식업체에서는 허가된 내용과 다르게 내시경 수리가 진행되고 있다”며 “적합한 자격을 가진 책임기술자가 없는 비공식업체에 대해 제조사가 책임을 질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내시경은 신체에 삽입되는 장비이기 때문에 환자가 이러한 문제점을 알려질 경우 중고 내시경 장비 유통은 더 큰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며 “분해검사 항목을 반드시 넣고, 2차 · 3차 유통 관리 강화를 위해 심평원 의료장비 등록 시 중고제품 여부 확인 절차를 추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