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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 수의 대학이나 연구비 지원기관이 학술지 '영향력 지표'로 논문을 평가하고 있는 가운데 논문 자체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허선 교수[사진]는 최근 대한의학회 뉴스레터를 통해 "개인연구 평가에서 학술지 영향력 지표를 배제하면 사용할 수 있는 객관적 잣대가 없다"고 지적했다.
허 교수에 따르면 지난 5월 미국세포생물학회는 연구비 지원, 채용, 승진을 평가함에 있어 학술지 영향력 지표를 배제하라는 내용을 담은 권고안을 내놨다.
권고안에는 논문이 게재된 학술지보다 논문 자체를 평가하고 온라인 출판의 장점을 잘 활용하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는 "톰슨 로이터는 영향력 지표 하나로 학술지를 평가할 수 없기에 다른 여러 지표를 살펴야 하고 학술지 영향력 지표만이 논문의 질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라고 제언했다"라는 내용도 알렸다.
국내에서도 학술지 지표 평가에 대한 대안으로 연구자의 'Hirsch index'를 살피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각 연구자의 연구성과를 논문의 발표량과 인용 횟수를 이용함으로써 보다 객관적으로 학문적 역량을 측정할 수 있어서다.
허 교수는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연구력이 가장 빠르게 상승한 나라다. 특히 의학 분야는 눈부시게 발전해 외국에서 놀라고 있다"며 "하지만 이로 인해 논문을 영향력 지표가 높은 학술지에 게재하라는 압력을 받고, 학술지 역시 영향력 지표를 높여 SCIE 학술지가 되는 것이 편집인의 단기 목표"라고 실정을 설명했다.
국내 학술지로서는 영향력 지표를 높여야 한다는 당면 과제가 여전해 외국 권고안 사례는 다소 거리감이 있게 느껴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허선 교수는 "앞서 언급한 권고안이 나온 배경은 초기 의도와 무관하게 영향력 지표가 학술지나 개인 연구자의 권력이 돼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라면서도 "우리에게는 사치스러운 내용을 비칠 수 있으며 H-index 또한 인용도를 보는 것이므로 논문 자체를 들여다보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나라 의사는 생존을 위해 환자도 많이 봐야하고, 수술도 많이 해야 하며, 영향력 지표 높은 SCIE 학술지뿐만 아니라 국내 학술지에도 투고해야 한다"면서 "서지계량학 지표가 지배하는 현실을 극복하고 전 세계 의학 분야 학문을 주도할 날이 곧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